"취업했니" "결혼은" 요즘도 묻는 사람이 있나….추석 연휴 '금기어'

기사등록 2026/09/25 06:00:00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추석 연휴를 사흘 앞둔 21일 부산 부산진구청 어린이집에서 원생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채 윷놀이를 하고 있다. 2026.09.21.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취업은 언제 하니?", "만나는 사람은 있니?", "월급은 얼마나 받니?"

추석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 사이에서 취업이나 결혼 등 민감한 개인사를 묻는 잔소리 대신 건강과 여행 등을 주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대화법이 평화로운 명절을 만드는 핵심으로 떠올랐다.

명절마다 반복되는 친척들의 지나친 관심과 사생활 질문은 청년층과 미혼자들에게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사생활 침해성 질문은 당사자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 가족 사이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주원인으로 지적된다.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한 취업 준비생은 "명절에 친척들을 만나면 압박감이 너무 커서 연휴 내내 마음이 편치 않다"라며 "관심이라는 미명 아래 던지는 질문들이 사실상 비수처럼 꽂힌다"라고 털어놓았다.

전문가들은 상대방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은 경솔한 질문이 즐거워야 할 명절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태도를 버리고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배려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개인의 민감한 영역을 무분별하게 침범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이 부담을 느낄 만한 주제는 아예 꺼내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명절 매너"


명절 대화에서는 개인의 민감한 상황을 들추기보다 모두가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는 주제를 고르는 편이 바람직하다. 서로의 건강 안부를 묻거나 최근에 다녀온 여행지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가족이 다 함께 옛 추억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세대 사이의 벽을 허무는 좋은 수단이다. 부모 세대의 어린 시절 경험이나 과거 가족이 함께했던 기억을 공유하면 자연스럽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대화를 시작할 때도 섣부른 조언이나 평가를 하기보다는 따뜻한 칭찬과 격려를 먼저 건네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와 같은 긍정적인 표현이 친밀감을 높이는 데 큰 힘이 된다.

"명절 대화의 목적은 평가나 지도가 아니라 서로 간의 정을 확인하고 응원하는 데 있다."말을 하기 전에 상대방이 이 말을 듣고 어떤 기분을 느낄지 한 번 더 고민해야 한다"


온라인상에서도 명절 잔소리에 대한 피로감을 토로하며 성숙한 대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명절마다 반복되는 잔소리 때문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혼자 연휴를 보내기로 했다"라며 "서로 존중하는 언어 생활이 정착되지 않는다면 명절의 의미 자체가 퇴색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 대신 따뜻한 안부와 격려만 전하는 명절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작은 말 한마디의 변화가 명절 풍경을 바꿀 수 있다"라고 적었다.

결국 상대방을 향한 진정한 배려와 존중이 바탕이 된 언어 생활만이 평화롭고 즐거운 추석 연휴를 만드는 바탕이다. 이번 추석에는 불필요한 사생활 질문을 거두고 따뜻한 한마디를 건네는 지혜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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