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앞서 대중국 대응 조율
아카네 ICC 소장 제재엔 대미 비판 부담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다고 일본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미국의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재 문제를 언급할지 주목된다.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21일 밤 일본을 출발해 미국 뉴욕을 향한다.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는 22일 총리 취임 첫 유엔총회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에 나설 예정이다.
다카이치 총리에게 이번 정상회담은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지만 동시에 부담스러운 자리이기도 하다.
오는 24일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22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대중국 인식과 대응 방향을 조율해야 하는 만큼 회담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산 농산물 판매 확대 등 가시적인 경제 성과를 꾀하고 있다. 게다가 대만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 변화를 보일지도 주목되고 있다.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킨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중 정상회담 전 만나 대중 인식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아사히는 일본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나올 '딜(거래)'를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두고는 "유감"이라는 일본의 입장을 직접 전달해야 한다. 다카이치 총리로서는 피하고 싶은 껄끄러운 현안도 마주해야 하는 어려운 회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ICC를 제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달 초에는 ICC 주요 인사들에 대한 제재도 단행했다.
'법의 지배'를 외교 방침으로 내세우는 일본은 2007년 ICC에 가입했다. 특히 최대 분담금 납부국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약 45억엔(약 400억 원)을 냈다.
게다가 현재 ICC의 수장에는 일본 국적인 아카네 도모코(赤根智子) 소장이 앉아있다. 그도 미국 제재 대상으로 미국 관할권 내 자산이 동결됐다.
그럼에도 다카이치 총리는 미국의 제재에 대해선 비판을 삼가는 모습이다. 지난달 19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향후 미국을 포함한 관계국과 의사소통을 계속하며 대응하겠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그러자 일본 내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24일 초당파 의원들로 구성된 '인권외교를 초당파적으로 생각하는 의원연맹'은 성명을 통해 "일본이 보낸 (아카네) 소장을 지키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말도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에 다카이치 총리는 8월 25일 "이번 조치는 일본의 입장과 상반되는 것으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더 강한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대중 외교 등 협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강한 입장을 표명하기는 어렵다. 또한 올해 말 ICC 판사 선거에서 일본은 또 다른 일본인 후보자도 추천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에 "일미(미일) 관계, 법의 지배, 아카네 소장이 일본인인 점 등 복잡한 요소를 감안한 '방정식'에 따라 현재의 표현으로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지금 미국과 부딪힐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지지통신은 외무성의 다른 간부를 인용해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개별 현안을 거론할지는 회담 시간과 전개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걸프 국가들의 경제와 에너지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포괄적인 협력 계획 수립을 발표할 것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계획에는 호르무즈 해협 우회하는 송유관 건설과 중동 국가들에 대한 재정 지원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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