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개 표준모듈 조합…최대 648개 맞춤형 설계안 제시
어업인 의견·운항자료 반영…AI 어선설계플랫폼 고도화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활용해 설계한 어선 3척이 부산에서 잇따라 진수됐다. 어민들이 직접 배에 올라 조업 공간과 승선감 등을 확인하면서 AI 기반 어선 설계기술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점검했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은 지난 18일 부산 강서구 천성항에서 AI 기반으로 설계·건조한 시제선 2척의 진수식을 열고, 기존에 건조된 시제선을 포함해 3척의 승선 체험을 진행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에 진수한 선박은 서로 다른 소재와 규모로 제작됐다. '카이브 1호'는 알루미늄(AL) 재질의 4t급이고, '카이브 2호'는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 재질의 2t급이다. 지난해 12월 진수한 '카이브 3호'는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재질의 2t급 어선이다.
어업인과 선박 설계·건조업계 관계자 등 80여명은 어선에 직접 승선해 조타실 배치와 조업 공간, 승선감 등을 확인했다.
알루미늄 선체의 카이브 1호를 체험한 엄궁어촌계 이남철 간사는 "선체가 단단하게 느껴졌고 갑판도 넓어 조업할 때 작업하기 편할 것 같다"며 "부식 걱정이 적어 오래 탈 수 있을 것 같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시제선 개발은 어선 설계 과정에 AI와 데이터를 접목하는 기술을 실제 선박에 적용하기 위해 추진됐다. 기존에는 소규모 어선 설계업체가 설계자의 경험과 기존 설계자료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AI 기반 설계플랫폼을 활용하면 어업인이 원하는 조업 방식과 선박 조건 등을 입력해 여러 설계안을 비교할 수 있다.
플랫폼에는 선형 108개, 추진기 12개, 상부구조물 24개, 어로시스템 12개 등 모두 156개의 표준 모듈이 적용됐다. 이를 조합해 최대 648개의 맞춤형 설계안을 제시할 수 있다.
설계 과정에서 선박의 속력과 안전성 등 성능을 미리 예측할 수 있고 완성된 선박의 모습을 3차원(3D)으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해수부는 어선 해양사고를 예방하고 설계·건조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부터 관련 국가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주관 연구기관을 맡았고, 국내 13개 산·학·연 기관이 참여해 AI·데이터 기반 어선 설계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해양교통안전공단은 이번 승선 체험에서 나온 어업인들의 의견과 앞으로 시제선 운항을 통해 확보할 성능 자료를 분석해 AI 기반 어선설계플랫폼을 보완할 계획이다. 어업인뿐만 아니라 선박 설계·건조업계의 의견도 추가로 반영해 실제 조업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설계·건조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양호섭 해수부 어선안전정책과장은 "축적된 설계 데이터와 표준어선 모델이 실제 안전한 어선 보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안영철 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시제선은 AI 기반 어선 설계기술을 실제 바다에서 검증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현장 의견을 반영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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