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로 내리친 듯한 두통"…추석 연휴 뇌졸중 환자 급증하는 이유

기사등록 2026/09/25 09:00:00

뇌졸중은 뇌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터지는 뇌출혈을 합쳐 부르는 질환

사망률이 50% 지주막하출혈은 뇌경색과 달리 젊은 층에서도 자주 발생

[서울=뉴시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얼굴이 한쪽으로 처지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 연휴 기간에 뇌졸중 환자가 급증하는 주요 원인은 오랫동안 진행된 동맥경화 혈관에 명절 스트레스가 방아쇠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 '김현정의 고수다'에 출연한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는 "명절 스트레스가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혈압을 급격히 올리고 혈관 안쪽에 쌓여 있던 동맥경화반을 파열시킨다"고 밝혔다.

뇌졸중은 뇌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터지는 뇌출혈을 합쳐 부르는 질환이다. 뇌경색은 5년에서 20년에 걸쳐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이는 동맥경화 과정에서 출발한다. 이 교수는 "권총에 총알을 장전하는 기간이 동맥경화라면, 명절에 받는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나 갑작스러운 분노는 방아쇠를 당기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혈관 안쪽에 생긴 동맥경화는 단단하지 않고 물렁물렁한 콜레스테롤 덩어리로 이뤄져 있다. 강한 압력을 받아 터지면 혈소판이 이를 출혈로 착각해 순식간에 혈전을 만들어 버린다. 4차로 도로에서 공사 중 접촉 사고가 나 길이 완전히 막히듯, 피떡이 혈류를 차단하며 뇌세포가 순식간에 죽게 되는 원리다.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별다른 통증이나 증상이 없다는 점도 위험 요소다. 목으로 가는 주요 혈관 4개 중 2개가 서서히 막혀도 인체는 이에 적응해 아무런 이상을 느끼지 못한다. 평소 증상 없이 지내다가 혈관이 찢어지며 혈전을 만드는 순간 갑작스럽게 마비나 언어 장애가 찾아온다.

사망률이 50%에 달하는 지주막하출혈은 뇌경색과 달리 젊은 층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지난 2022년 세상을 떠난 배우 강수연 역시 뇌 혈관에 생긴 꽈리 형태의 동맥류가 터지면서 지주막하출혈로 의식을 잃었다. 지주막하출혈은 40대와 50대 경제활동 인구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며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후유장애를 남긴다.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기 전 일부 환자에게는 경고성 두통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 교수는 "분명히 뒷사람이 망치로 내 머리를 때렸다고 생각할 정도의 두통"이라며 "주체할 수 없는 구토와 함께 팔다리 마비가 동반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때 참지 말고 즉시 응급실을 찾아 컴퓨터단층촬영(CT)을 받는 것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혈관에 총알이 장전되지 않도록 평소 위험 요인을 관리해야 한다. 이 교수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음주, 흡연, 비만, 심방세동 등 7가지 원인만 잘 관리해도 뇌졸중은 예방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m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