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문 예정대로 이뤄질 지에 관심 집중
방문 못하면 미중관계 훨씬 넘는 파장 일듯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시진핑 중국 주석이 이달 초 인도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만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몸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는 이에 따라 다음 주로 예정된 시진핑의 미국 방문을 며칠 앞두고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추측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은 지난 12일 뉴델리에서 열린 만찬 행사에 막판에 불참했으며 왕이 외교부장이 대신 참석했다. 시진핑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만찬 초청을 수락했었다.
시진핑의 불참은 눈에 띄는 일이었다. 인도와 중국의 관계가 순탄치 않다가 최근 회복되면서 7년 만에 시진핑이 방문했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불참으로 최근 몇 달 동안 이어진 시진핑 건강 관련 의문이 커졌다.
73세인 그가 무기한 중국을 통치할 만큼 건강한지, 그리고 다음 주 미국 방문을 앞두고 베이징이 그의 상태에 대해 무엇을, 또는 어느 정도까지 공개할 준비가 돼 있는지 등이다.
이번 주 소셜미디어에서 나돌았던 소문처럼 시진핑이 중병에 걸렸거나 뇌졸중 또는 실신을 겪었다는 증거는 없다.
인도 외교부는 이러한 주장을 "가짜"라고 일축했다. 인도 프레스 트러스트 통신은 시진핑이 "호텔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고 말한 사람들을 인용했으며, 영상에는 그가 부축 없이 계단을 올라 자신의 전용기로 가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시진핑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진핑은 다음 주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오는 24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인공지능, 이란, 대만, 무역 등을 비롯해 많은 의제를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불참할 경우 그 파장은 미중 관계를 훨씬 넘어설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18일 기자들에게 "아주 좋은 회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시진핑의 건강 상태는 국가기밀로 취급돼 철저하게 감춰지기 때문에 만찬 하나를 거른 것만으로도 중국을 관찰하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게 된다.
중국 당국은 시진핑의 불참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시진핑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그의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은 때문에 증폭되고 있다. 그의 쇠약함을 보여주는 어떤 징후든 잠재적인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만찬 불참으로 지난 2년 동안 시진핑의 건강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일련의 순간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말 지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했을 당시 널리 공유된 영상에는 시진핑이 비행기 계단을 천천히 뻣뻣하게 내려오면서 부인 펑리위안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중국 국영 중앙TV는 기내 문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과 레드카펫을 걸어가는 모습은 방송했지만 계단을 내려오는 장면 자체는 방송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베이징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서는 켜진 채 방치된 마이크를 통해 시진핑과 푸틴이 장기 이식과 150세까지 사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 잡혔다. 시진핑은 "70세도 아직 아이"라고 말했다.
2024년 12월 시진핑이 중국 통치권 반환 25주년을 맞은 마카오에 도착했을 때 공개된 영상에는 그가 비행기 계단에서 펑리위안의 손을 꼭 잡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일부 해외 중국어 매체는 이를 영부인이 남편의 몸을 은밀하게 지탱한 것으로 해석했으며, 펑리위안이 그에게 "천천히"라고 재촉하는 음성이 검열로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이 어느 것도 의학적 진단에 해당하지 않으며, 전문가들은 뻣뻣한 걸음걸이에 지나치게 많은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분명한 것은 시진핑이 70대 남성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위험 요인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 중앙정보국(CIA) 전 중국 담당 선임 분석가였던 데니스 와일더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시진핑이 평생 흡연했고 과체중이며 운동을 좋아하지 않고 오랫동안 술을 즐겨온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이 와일더에게 시진핑이 "술을 좋아한다"고 말했으며, 두 사람은 중국 엘리트층이 즐겨 마시는 독한 곡물 증류주인 마오타이를 놓고 장거리 비행을 함께하면서 가까워졌다고 했다.
와일더는 "두 사람이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마시곤 했다"고 회상했다.
현재로서는 가장 확실한 시험대가 일정표에 잡혀 있다. 시진핑은 며칠 뒤 미국에 도착할 예정이지만 베이징은 이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두 정부가 "올해 양국 정상 간 상호 교류"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시진핑이 미국에 도착해 활기찬 모습을 보인다면 이러한 추측은 수그러들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의 건강과 그가 물러난 뒤의 상황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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