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전·단수·집단 열사병 겹치는 상황 훈련
스리랑카 16만명 넘게 식수 부족…담수화도 검토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대만은 이달 초 수백명이 참여한 가운데 극심한 더위에 정전·단수, 철도 운행 차질, 냉방시설 고장과 집단 열사병이 겹치는 상황에 대비해 훈련했다. 사흘 연속 기온이 40도를 넘는 상황을 가정했다. 취약계층에게 냉방시설과 시원한 대피 공간을 안내하는 온라인 '쿨맵'도 시험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비가 내리지 않고 고온이 이어지면서 주요 저수지가 말라 16만명이 넘는 주민이 식수 부족을 겪고 있다. 가디언은 스리랑카가 10년 만에 가장 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스리랑카 당국은 표범과 코끼리 등이 사는 얄라 국립공원의 관광 구역을 폐쇄하고, 동물들이 마실 수 있도록 급수차로 연못에 물을 채우고 있다. 재난관리 당국은 민물 공급원이 고갈되면 바닷물에서 소금을 제거하는 담수화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태평양 중·동부의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높아지는 기후 현상이다. 대기 흐름을 바꿔 멀리 떨어진 지역의 기온과 강수에도 영향을 준다. 이번에는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엘니뇨까지 강해지면서 각국의 재난 대응 부담이 커지고 있다.
가디언이 인용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번 엘니뇨로 약 5000만명이 추가로 심각한 식량 부족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시아뿐 아니라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의 취약지역을 포함한 전망이다. 폭염·가뭄에 따른 수확 차질이 먹거리 가격과 식량 확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 일부 지역에서는 이달 몬순 강수량이 부족해 쌀과 콩류, 목화, 옥수수 등의 수확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 당국은 기상재해에 취약한 350곳이 넘는 지역에서 물을 저장하고 빗물을 모으는 시설을 보강하고 있다. 농민들에게는 물이 적게 들고 재배 기간이 짧은 작물을 심도록 권장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기후 재난에 전쟁의 여파까지 겹쳤다. 가디언은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와 물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비료 가격이 올랐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계절성 산불에서 발생한 연무도 식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루더 연구원은 특히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가 식품 가격 상승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소득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이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소득의 절반 이상을 먹거리에 쓰는 사람들도 있어 가격 상승의 충격이 더 크다는 것이다.
루더 연구원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사회 안정이 식량 가격에 크게 좌우된다며 식량안보를 국가안보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더 연구원은 "쌀은 이 지역의 생명줄"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가뭄과 집중호우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100일 대응에 나섰다. 조기경보 관측 체계를 개선하는 한편, 지난 7월에는 도시별로 홍수와 폭염에 취약한 곳을 표시한 '기후 위험지도'를 만들도록 독려하는 국가 계획을 내놨다.
가디언은 한국도 폭염특보 체계를 18년 만에 개편해 최상위 단계를 추가했다고 소개했다. 이 단계에서는 긴급하지 않은 야외작업을 중단하도록 권고한다고 전했다.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실내에 머물도록 재난문자를 보내는 대응도 소개했다.
일본은 여름 폭염에 이어 강력한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를 따르고 식량과 물을 비축하도록 권고했다. 아파트 주민들에게는 강풍에 날아갈 수 있는 화분과 가구를 고정하거나 실내로 옮기도록 안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