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채 펀드에 1399억달러…장기채는 193억달러
새 투자자엔 높아진 금리 매력…물가·전쟁 위험은 여전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가 인용한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채권시장 전반의 성적을 보여주는 블룸버그 종합채권지수는 올해 들어 16일 종가까지 총수익률이 -1.6%였다. 채권 가격 변동에 이자수익까지 합쳐도 손실이 났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채권펀드로 들어오는 돈은 끊기지 않았다. 자금 흐름 집계업체 EPFR의 윈스턴 추아 유동성 분석가는 마켓워치에 미국 채권펀드가 71주 연속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 기간 미국 단기채 펀드에 들어온 자금은 1399억달러였다. 장기채 펀드 유입액은 193억달러로, 투자금이 단기채 쪽에 집중됐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기존 보유자와 새 투자자의 손익 차이가 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과거 낮은 금리로 발행한 채권의 가격은 떨어진다. 반면 같은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을 더 싼 가격에 사는 투자자는 투자금 대비 이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미국 금융사 웰스파고 산하 투자연구소의 브라이언 렐링 글로벌 채권전략 공동책임자는 “금리가 높아질수록 적어도 새로 투자하는 돈에는 채권에 자금을 넣는 일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단기채는 일반적으로 다른 조건이 같다면 장기채보다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화가 작다. 높아진 금리의 혜택을 얻으면서도 추가 금리 상승에 따른 가격 하락 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수익률도 저조했다. 골드만삭스는 제1·2차 세계대전 이후와 1970년대의 부진한 시기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문·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디서플린펀드의 창업자인 컬런 로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5년 채권 투자 성적이 나빴던 배경으로 낮았던 금리 수준과 당시 컸던 금리 변동 위험을 짚었다. 5년 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약 1.3%에 그쳤다.
이 금리는 이란전쟁이 시작된 올해 2월 말에는 4% 수준이었지만 이번 주 5%를 넘어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채권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므로, 금리 상승은 기존 채권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유가 상승이 채권시장에 부담을 줬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오르던 8월부터 블룸버그 종합채권지수의 연초 대비 손실 폭도 커졌다. 물가가 오르면 고정된 이자로 살 수 있는 물건과 서비스가 줄어 특히 장기채의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를 잡기 위해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75~4.00%로 조정했다. 약 3년 만의 금리 인상이다.
다만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페르시아만의 원유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마켓워치는 물가 상승 위험과 이란전쟁 전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짚었다.
연준이 16일 공개한 경제전망에서도 정책위원들이 예상한 올해 4분기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7%로 나타났다. 전망치 중간값 기준으로 물가 상승률이 목표인 2%에 도달하는 시점은 2029년이었다.
로치 CIO는 “장기채에는 여전히 위험이 있지만 이전보다 매력적이 됐고, 단기채는 매우 매력적이 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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