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와 직접 비교 임상서 생존기간 8개월 이상↑
세계폐암학회서 3상 결과 공개…사망위험 27% 낮춰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 빅파마 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위협할만한 신약이 등장했다. 중국 바이오기업 아케소(Akeso)가 개발한 이중항체 항암제가 대규모 임상 3상에서 키트루다보다 뛰어난 생존 기간 연장 효과를 입증하며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케소와 미국 파트너사 서밋 테라퓨틱스는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비소세포폐암(NSCLC) 1차 치료제를 목표로 진행한 임상 3상(HARMONi-2)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임상은 특정 암세포 표지자(PD-L1)가 발현된 진행성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아케소의 항암제 ‘이보네시맙’과 표준 치료제인 키트루다를 1대1로 직접 비교(헤드 투 헤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암 치료제의 최종 평가 기준이자 가장 까다로운 지표로 꼽히는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이 아이보네시맙 투여군 30.8개월, 키트루다 투여군 22.6개월로, 아이보네시맙이 8개월 넘게 길었다. 사망 위험도 27%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세포 특성상 출혈 위험이 커 기존 혈관신생 억제제 사용이 까다로웠던 ‘편평상피세포암’ 환자군에서도 부작용 증가 없이 우수한 생존율을 보여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아이보네시맙은 하나의 항체로 두 가지 표적을 동시에 공격하는 이중특이항체다. 면역세포를 깨우는 동시에 종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생성(VEGF)까지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키트루다는 면역세포 표적 하나만 차단하는 방식이다.
아이보네시맙이 임상 3상에서 생존기간 목표치를 충족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2년 전 무진행생존기간 비교에서 키트루다를 앞선 데이터를 처음 내놓은 이후 이번 최종 생존기간에서도 우위를 확인했다.
트루이스트 등 일부 애널리스트는 아이보네시맙을 '키트루다 왕좌 탈환'의 잠재력을 가진 약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이번 임상은 중국 환자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한계가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 등 글로벌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종과 서구권 환자가 포함된 다국가 임상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아이보네시맙의 미국·유럽·일본 판권을 보유한 서밋테라퓨틱스는 같은 설계로 서구권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3상(하모니-7)을 별도로 진행 중이다. 서밋은 이번 중국 데이터를 해당 임상의 성공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할 예정이다.
아케소는 “지금까지 이보네시맙은 PD-1/L1 억제제와의 여러 3상 직접 비교 임상시험에서 OS와 PFS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일관되게 달성했으며, 폐암을 넘어 주요 고형암으로 적응증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면역항암과 항혈관신생이라는 이보네시맙의 이중 작용 기전이 발휘하는 시너지 항암 효과는 임상 연구 및 실제 진료 현장 모두에서 지속적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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