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펀드, 사상 최대…신규 펀드 조성 어려워져
2022년 인상 사이클에 좀비펀드 투자금 65%↑
기관투자↓…저금리 인수한 SW, AI로 어려워져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면서 부실 기업에 자금이 묶인 '좀비 펀드'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1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좀비펀드는 신규 자금 모집이나 새 기업 인수가 중단됐지만 기존 투자처를 팔지 못해 청산되지 않은 펀드를 말한다. 통상 운용 기간이 10년 넘은 펀드를 뜻한다. 좀비 펀드의 총 자산가치는 최근 3490억 달러가 넘는 등 사상 최대로 불어났다.
WSJ에 따르면 금리 상승은 사모펀드에 다방면으로 타격을 준다. 소유 기업들의 대출 이자 부담을 늘릴 뿐더러, 적절한 가격에 기업을 매각(엑시트·투자회수)하는 것도 어렵게 한다. 사모 신용 시장 역시 금리 인상에 따라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신문은 "정체 현상이 심화할수록 신규 펀드 조성이 어려워지고,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주 수입원인 수수료 수입을 감소시켜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풀이했다.
실제 2022년 연준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사모펀드 소유 기업의 매각이 둔화했다. 피치북에 따르면 좀비 펀드에 묶인 투자금은 2021년 말부터 2025년 말 사이에 약 65% 급증했다.
로펌 로웬스타인샌들러의 사라 워너 파트너는 "시장이 주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사모펀드의 전성기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지만, 펀드들이 원하는 기업 가치로 평가받기 위해 얼마나 기다릴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높은 가격에 기업을 인수한 뒤 수년간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금리 인하를 계기로 올해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기대가 꺾였다.
WSJ은 "조성된 지 7~10년 된 약 5000억 달러에 달하는 사모펀드 자금도 제때 환수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올해 사모펀드 모금액이 2020년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피치북은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사모펀드 업계가 2119억 달러를 모금했다고 집계했다. 2025년 전체 모금액은 전년(2024년) 3769억 달러보다 감소한 3344억 달러였다.
사모펀드들이 저금리 시기 대거 인수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발전에 어려움을 겪는 점도 부담이다. 대출금 연장 등을 위해 채권단과 협상해야 하는데 차환 비용이 커질 수 있어서다.
WSJ은 "인수 자금으로 투입된 대출금의 만기가 도래하는 내년과 내후년, 채무 불이행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콧 클라이먼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공동 사장은 "자사의 최근 운용 펀드가 평균 이상 수익률을 기록해서 투자자들이 계속 모이고 있다"면서도 "운용사 수들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10년간 급속히 성장했던 일부 운용사들은 규모를 줄여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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