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행 최장 20일 대기…살구 썩고 수출 화물 적체
통관 지연·창고 부족 겹쳐…육로 우회 무역도 차질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이란과 파키스탄·튀르키예·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 사이의 육로 교역이 복잡한 행정 절차와 비용 증가로 차질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운전기사들은 상당수 문제가 자국 정부의 행정에서 비롯됐다고 호소했다.
에흐산 말레크자데 이란 국제운송기업협회 회장은 현지 메흐르통신에 튀르키예로 넘어가는 국경의 이란 쪽에 트럭 3700대가 묶여 있으며, 대기 기간은 최장 20일에 이른다고 말했다.
통관 지연으로 수t의 살구가 상했고, 철광석과 시멘트·가스 등 수출 화물도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운전기사들은 전했다. 이란으로 들어올 육류를 싣고 파키스탄 쪽 국경에서 며칠째 기다렸다는 운전기사의 증언도 나왔다.
이란이 육로 수송 확대에 나선 것은 미국의 해상 봉쇄와 제재로 바닷길 교역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미국이 봉쇄한 항구들은 평소 이란의 생필품 등 기초 물자 수입의 70%를 처리하던 곳이다.
식품과 인도적 지원 물자는 원칙적으로 봉쇄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해운업체들은 이란 운송을 꺼리고 있다. 테헤란의 운송업계 관계자들은 지난달 메흐르통신에 파키스탄·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항구에 수천 개의 컨테이너가 발이 묶여 있다고 전했다.
육로 국경의 통관 역량은 늘어난 물동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란에서 파키스탄으로 넘어가는 주요 통로인 피신에서는 올여름 하루 통과 트럭이 약 40대에서 최대 130대로 늘었다고 현지 당국이 설명했다. 말레크자데 회장은 이란 육로 국경의 세관들이 업무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트럭운전기사 노조가 공개한 영상에는 섭씨 50도에 이르는 더위 속에서 물과 음식, 위생시설을 이용하지 못한 채 며칠씩 기다린다는 운전기사들의 호소가 담겼다. 한 운전기사는 “이란은 이 상황에 책임을 지지 않고, 파키스탄은 화물을 내리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일부 가스 운반차량이 파키스탄에 진입하고 있지만, 파키스탄 당국이 국경을 넘으려는 이란 운전기사들에게 1인당 1만 달러가 넘는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외교부 대변인은 이란과의 국경에 새로운 요금이나 제한이 생겼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중국으로 이어지는 경유지인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국경에서도 운송업자들은 창고 부족과 미비한 철도 화물 등록 절차를 문제로 꼽았다. 한 사업가는 중국산 자동차 부품을 들여오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는 이란이 자국 영토를 이용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주말(12~13일) 이란 국경의 화물 터미널을 일시 폐쇄했다. 테헤란 중앙청과시장에 따르면 그 여파로 13일 이라크로 향하던 이란산 양파 운송 트럭들이 되돌아갔다.
이란은 북쪽 카스피해를 통한 운송도 늘리고 있다. 이란 당국에 따르면 최근 5개월 동안 카스피해를 통한 운송량은 70% 증가했다. 이란은 러시아에서 밀과 옥수수, 식용유를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다.
반면 항공 운송에는 새로운 차질이 생겼다. 이란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의 제재 대상인 마한항공은 16일 오만과 튀르키예 노선의 운항 중단을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앞서 지난주 마한항공을 지원하는 업체들을 추가로 제재했다.
우회 운송에 드는 비용도 상당하다. 마지드레자 하리리 이란·중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현지 매체 카바르온라인에 중국에서 이란까지 컨테이너 1개를 운송하는 비용이 해상으로는 3000달러지만, 육로로는 1만2000달러에 이른다고 말했다. 육로 운송비가 해상 운송비의 4배인 셈이다.
WSJ은 이 같은 비용의 상당 부분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면서 이란의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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