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석 공백' 열흘만…다른 한 자리, 곧 '공백 200일'
靑 재제청 요구에 대한 후속 방안 아직도 무소식
아태 대법원장 회의 靑 만찬도 無…관례 또 깨져
국회는 17일 본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재석 268인 중 찬성 227인으로 가결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달 18일 김 후보자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인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의 임명을 제청한 지 꼭 30일 만이다. 김 후보자의 전임 격인 이흥구 전 대법관이 퇴임한 지 열흘 만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김 후보자의 임명을 재가하면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현 정부가 임명한 첫 대법관이다.
대법원에서 열리는 공식 취임식과 청와대의 임명장 수여식은 이르면 다음 주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이날부터 주말인 19일까지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를 개최하고, 이 대통령도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와 18일 기자회견을 앞두고 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대법원을 향해 추천되지 않은 3명 중 재제청을 서두르라는 발언을 하며 압박에 나섰다.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된 나머지 세 명은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다.
대법원 안팎에서는 대법관 후보추천위를 다시 구성해 원점에서 다시 천거를 받는 방법이 거론된다. 법원조직법상 추천위는 대법원장에게 후보를 추천한 순간 해산된 것으로 보는 조항이 있고, 대법원장이 4명 중 1명을 선정, 제청하면 기존 후보 자격은 상실된다는 해석이다.
정치권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사실상 대통령이 후보를 고르게 되는 셈인 만큼 제청권 침해라는 지적도 많다.
조 대법원장은 제청 관련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다만 최근 연이틀 공식 석상에서 사법권 독립 관련 발언을 한 배경에 재제청 갈등이 고려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아·태 대법원장 회의 개회사에서는 대회 주제 중 하나인 '사법부의 역할'을 소개하며 "어떤 도전에 직면하더라도 사법권의 독립은 지켜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사법 기능이 효과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사법부와 입법부, 행정부 사이의 상호 존중과 협력이 필요하다"며 "그 협력은 각 기관의 고유한 책임을 존중하고 사법부 독립을 보장하는 가운데 이뤄져야만 한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와 대법원의 갈등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올해 아·태 대법원장 회의는 한국이 15년 만에 3번째로 개최하는 사법외교 행사로 40개국과 13개 국제기구 대표단이 방한했다. 창설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청와대는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일정으로 만찬이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어떻든 또 하나의 관행이 깨졌다는 비판은 불가피하게 됐다. 대법원장이 직접 청와대를 방문해 사전에 협의된 대법관 후보 임명 제청을 하던 관행도 이번에 처음 파기됐었다.
이번 갈등으로 인한 대법관 공백은 3월 3일 노 전 대법관 퇴임 이후 198일째로 곧 200일을 맞는다. 이미 2000년 이후 최장 대법관 공백 사태로 기록된 상태다.
대법관 1인당 하루 10건, 연간 약 4000건의 상고심 사건을 처리하며 격무에 시달리는 대법원의 재판 업무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김건희 여사,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상고심을 처리할 전원합의체 운영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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