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매출 556억엔 보탰는데…그 회사 사장은 "적정 환율 100엔"

기사등록 2026/09/17 16:13:45 최종수정 2026/09/17 18:04:24

인펙스 사장, 일본 경제 전체로 보면 엔화 가치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

미쓰이OSK 회장은 150~155엔 선호…가와사키는 환율 급변에 사업계획 어려움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업무를 하고 있다.엔화 환율은 20일 미국 재무부가 국채 매입을 증액한다는 발표로 장기금리가 하락하면서 미일 금리차 축소를 의식한 엔 매수, 달러 매도가 유입해 1달러=158엔대 전반으로 올라 시작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 8시30분 시점에 1달러=158.21~158.23엔으로 전일 오후 5시 대비 0.96엔 뛰었다. 2026.08.20. kgb@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엔저로 해외 수익의 엔화 환산액이 늘어난 일본 기업들에서도 지나치게 낮은 엔화 가치와 환율 급변에 대한 불만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일본 에너지 기업 인펙스(INPEX)의 사장은 일본 경제에 적절한 환율로 달러당 100엔을 제시했다. 해운사 미쓰이OSK라인스(MOL) 회장은 달러당 150~155엔을 선호하며 외환시장 안정을 바랐다.

우에다 다카유키 인펙스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에너지 산업 행사 '가스테크'에서 CNBC와 만나 일본 경제 전체로 보면 현재 엔화 가치가 지나치게 낮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달러당 엔화 환율은 숫자가 낮아질수록 엔화 가치가 높아진다는 뜻이다.

인펙스는 사업의 90% 가까이를 해외에서 달러화로 수행한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로 벌어들인 이익을 엔화로 환산한 금액이 커지는 구조다. 인펙스의 올해 1~6월 매출은 원유 판매량 감소로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 회사 실적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매출 환산에 적용한 평균 환율은 달러당 158.37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6.7% 높았다.

회사는 엔저로 매출이 556억엔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해 판매량 감소에 따른 타격을 일부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우에다 사장은 이러한 회사의 실적상 이점과 일본 경제 전체에 적절한 환율 수준을 구분한 것이다.

엔저는 수입품의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수입품의 달러 가격이 같아도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이를 사는 데 더 많은 엔화를 지불해야 한다. 수입물가 상승은 일본 가계의 생활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네하나 요시노리 가와사키중공업 회장은 환율 변동으로 사업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가네하나 회장은 15일 가스테크 행사에서 CNBC와 만나 환율이 출렁이면 "전략을 세울 수 없다"며 이를 회사의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달러당 150엔 수준이 되면 미국에서 하던 생산을 일본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도쿄=AP/뉴시스] 일본 도쿄 근교 가와사키에 있는 정유공장. 자료사진. 2026.04.30
CNBC가 인용한 가와사키중공업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 27개, 일본에 17개의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하시모토 다케시 미쓰이OSK라인스 회장은 지난주 CNBC 인터뷰에서 달러당 150~155엔을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꼽으며 외환시장 안정을 원한다고 말했다. 미쓰이OSK라인스 역시 매출을 주로 달러로 올려 엔저의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하시모토 회장은 엔저가 금융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CNBC는 엔화가 최근 2주 동안 빠르게 강세를 보였지만 역사적으로는 여전히 약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가 인용한 금융정보업체 매크로트렌즈 자료에서 최근 10년간 달러·엔 환율의 평균은 약 123엔이었다.

일본은행이 7월 발표한 6월 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에서 일본 기업들이 사업계획의 전제로 삼은 2026회계연도 하반기 평균 환율은 달러당 152.51엔이었다. 대상 기간은 올해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다.

일본은행은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연다. CNBC는 투자자들이 이번 회의에서 정책금리가 0.25%포인트 올라 1.25%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금융서비스업체 이버리의 매슈 라이언 시장전략 책임자는 14일 보고서에서 일본은행이 이번에 금리를 올리고, 이후에도 분기마다 금리 인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낼 것으로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