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때 신고하지 않고 추후 과세 통보받자
불복 소송 후 헌법소원…"일률징세 부담 커"
만장일치 합헌…헌재 "수입업자 선택의 문제"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일정 부피의 전자담배 니코틴 용액에 일률적으로 정액의 세금을 매기는 현행 세법 조항이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17일 담배수입업체인 A사 사건 1심인 서울행정법원이 제청한 옛 '지방세법' 제51조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재판관 9명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했다.
전자담배 수입업체 B사 등 7인이 청구한 옛 '개별소비세법' 제1조 2항 6호 등에 대한 헌법소원 2건도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했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A사 등은 2018~2020년 사이 각각 중국 등 외국산 니코틴 원액을 쓴 전자담배 용액을 수입해 판매하면서 담배소비세 또는 개별소비세를 신고 및 납부하지 않았다.
수입 물품에 함유된 니코틴이 '연초의 잎'이 아닌 '줄기'에서 추출돼 국내법상 '담배'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지방세법이 준용한 당시의 담배사업법 제2조는 '연초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사용해 제조한 것'을 담배로 정의했다. 이는 올해 4월 개정돼 현재는 잎만이 아니라 줄기·뿌리, 합성 니코틴에서 유래해도 담배로 본다.
이에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세관에서는 2021~2023년 사이 A사 등 업체들에 가산세를 붙인 담배소비세 또는 개별소비세를 부과했다. 이들의 제품에 '연초 잎에서 추출된 니코틴'이 일부 포함돼 있다는 이유였다.
A사의 경우 2023년 1~2월 사이 166개 지자체로부터 총 172억원 상당의 담배소비세 등을 부과받았다. 지방세법과 개별소비세법은 전자담배용 니코틴 용액 1㎖에 담배소비세 628원, 개별소비세 370원을 매긴다.
A·B사 등은 불복해 취소 소송을 냈는데, 이 중 A사의 경우 1심 재판부가 선고 직전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고 다른 업체들은 신청이 기각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A사를 뺀 나머지 청구인들은 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A사 사건의 1심과 B사 등 당사자들의 공통된 주장은 정액 세율 방식의 세법 조항으로 인해 수입업자들에게 과도한 세금이 매겨지게 돼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실제 니코틴 함량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부피를 기준으로 정액 세금을 매기는 게 부당하다는 이유다.
담배소비세는 특성상 담배 소비자가격에 포함돼 그 부담을 업체가 소비자들에게 전가하지만, A사 등처럼 사후적으로 과세 처분을 받으면 업체가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되므로 부당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헌재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고정된 세율을 적용함으로써 세액의 산정을 명확히 해 세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조세행정의 효율성을 담보한다"며 "담배가격 인상을 통해 유해한 소비를 억제하고 건강 증진에 기여한다"고 밝혔다.
또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부피를 과세기준으로 삼는 것은 소비자에게 유통, 판매되는 단계에서 고도로 희석된 상태로 존재한다는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며 "일관된 과세 원칙에 부합해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재산권 침해 주장에는 "세금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한 업자에 대해 귀책 유무나 정도, 경위와 이유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고정된 세율을 적용하면 상당한 금전적 부담이 발생하지만, 이는 수입판매업자 스스로의 책임에 따른 결정과 판단의 결과"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A사 사건의 1심은 '줄기 추출 니코틴'과 '합성니코틴'도 담배소비세 과세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로도 지적했으나, 헌재는 A사 제품에 잎 추출 니코틴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하면 될 일이라는 '재판 전제성이 안 된다'는 취지로 이 부분을 각하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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