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캐롯은 모회사 품으로…카카오페이손보, 독자 생존 시험대

기사등록 2026/09/17 14:57:18

매출 성장·비용 효율화로 성장 기반 모색

[서울=뉴시스]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로고.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한화손해보험에 이어 교보생명도 디지털 보험 자회사를 흡수합병하기로 하면서, 또 다른 대표 디지털 보험사로 꼽히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독자 생존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100%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금융당국의 합병 인가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내년 4월 합병을 완료할 예정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출범한 국내 최초의 인터넷 생명보험사로, 보험 가입부터 계약 유지, 보험금 청구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제공하며 디지털 보험 시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독립 법인 체제를 이어가는 대신 모회사와 통합해 디지털 역량을 결집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앞서 한화손보도 지난해 캐롯손보를 흡수합병한 바 있다. 이처럼 디지털 보험사들이 잇달아 모회사와 통합되면서, 비대면 판매 채널과 기술 경쟁력만으로는 독립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이 부각되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도 과거 잠재적인 매각 가능성이 거론된 바 있다. 2023년 교보생명이 카카오페이손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사의 거래 가능성이 시장에서 언급됐다. 다만 당시 실제 매각 협상이나 경영권 이전이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

카카오페이 측도 카카오페이손보의 경영권 매각을 검토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당시 협력과 관련된 여러 논의가 오간 적은 있었지만, 그때도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은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독립 법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해 자체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단기·소액보험 위주였던 초기 상품 구조에서 벗어나 장기보험과 정기납 상품 비중을 늘려 매출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외형 성장과 동시에 초기 인프라 투자·사업비 부담을 완화해 손익분기점(BEP) 도달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실적에서도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56억원으로 전년 동기 125억원 대비 104% 늘었다. 1분기 매출 243억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상반기 보험수익은 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6% 증가했다. 2분기 당기순손실은 72억원으로 1분기보다 적자 폭을 줄였고, 보험손익 적자도 1분기 92억원에서 2분기 60억원으로 축소됐다.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성과도 눈에 띈다. 상반기 장기보험 수입보험료는 45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44억원)을 반기 만에 넘어섰으며, 지난 3월 출시한 펫보험은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계약 1만건을 돌파했다. 여행자보험과 휴대폰보험 등 기존 주력 상품에 장기보험 상품군을 확대하면서 매출 기반을 넓히고 있다.

회사 측은 가까운 시일 내 흑자전환 시점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한순욱 카카오페이 운영총괄(COO)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손해율 개선 흐름과 디지털 보험사 특유의 비용 구조, 초기 대규모 투자에 대한 상각이 조만간 마무리되는 점, 그리고 현재의 타이트한 사업비 관리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라는 점을 종합하면 머지않아 BEP 시점에 대한 전망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괄은 이어 "매출이 성장할수록 비용 측면의 이점이 더욱 부각되는 구조"라며 "디지털 보험사는 신계약 대리점 수수료 같은 중간 유통 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전통적 보험사보다 매출 성장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디지털 보험사가 위험보장 공백을 완화하고 디지털 판매채널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높여 정착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이정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보험회사는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판매 비용을 줄이는 사업모형인 만큼 국내 보험산업에 정착한다면 새로운 경쟁과 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소규모거나 위험 노출이 낮은 회사가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나갈 수 있도록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ymmn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