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인텔 협력설…日 공장 설립도 검토
용인·청주 54조 투자와 별개로 해외 선택지 확대
AI 메모리 수요·고객 접근성·현지 생산 요구 맞물려
[서울=뉴시스]박나리 기자 = SK하이닉스의 해외 메모리 생산기지 추진설이 잇따라 나돌고 있다.
회사 측은 "아무것도 확정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이지만, 글로벌 확장에 대한 전망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인텔과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논의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어떠한 사안도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SK하이닉스가 인텔과 미국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텔이 오하이오주에 건설 중인 생산시설 일부를 활용하거나 인텔 및 주요 클라우드 기업과 합작법인을 구성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이들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확정된 투자 계획은 아니지만 최근 SK하이닉스를 둘러싼 해외 전공정 생산기지 논의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눈에 띈다.
지난달 말에는 일본 내 메모리 반도체 공장 설립 가능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31일 일본 센다이에서 일본 내 반도체 공장 설립과 관련해 "현재 검토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부지에 대해서도 "일본 전역을 살펴보고 있다"며 전력과 용수가 풍부한 지역이라면 고려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당시 SK그룹은 일본 투자가 여러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라면서 특정 기업과 합작공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해외 생산기지 검토가 잇따르는 배경에는 AI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메모리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생산능력도 대폭 늘리고 있다.
지난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Y2 팹에 35조2000억원, 청주 M17 팹에 19조1000억원 등 총 54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M17은 2028년 12월, Y2는 2029년 6월 첫 클린룸 오픈을 목표로 한다.
D램과 낸드 생산 기반을 동시에 확대해 중장기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해외 팹 검토 역시 향후 수요 증가에 대비해 생산 선택지를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에는 SK하이닉스의 주요 AI 고객들이 몰려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4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2029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는 이곳은 HBM 후공정을 담당하는 시설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미국을 "최고 수준의 고객과 연구개발 역량, 파트너가 모여 있는 곳"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의 현지 생산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도 해외 생산기지 검토의 배경으로 꼽힌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2일 반도체 관세 정책과 관련해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를 내지 않지만, 그렇지 않으면 세계 최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미국 내 생산 여부와 관세를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현재 미국에 메모리 전공정 생산시설이 없는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주요 AI 고객과 가까운 지역에 생산 기반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n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