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 '나비효과'…亞 통화 약세에 금리·증시까지 압박

기사등록 2026/09/17 14:34:11 최종수정 2026/09/17 16:42:25

원화 1380원·엔화 156엔…달러 강세에 고유가 겹쳐

美 국채금리 상승에 글로벌 증시 밸류에이션도 부담


[서울=뉴시스]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엔화 가치는 달러당 156엔을 넘어섰다. 사진은 중구 명동 환전소의 모습. 2026.09.17.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원화와 엔화 등 아시아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달러 강세와 고유가의 이중고에 직면했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엔화 가치는 달러당 156엔을 넘어섰다. 연준의 금리 결정 이후 엔화 가치는 1.1% 넘게 하락한 반면 달러화는 주요 교역국 통화 대비 0.7% 상승했다.

원화도 이날 달러 대비 0.3% 하락해 달러당 1380원을 기록했다. 인도 루피화 역시 달러당 96.07루피까지 떨어지며 지난 7월 말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아시아 통화 약세는 연준이 전날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 인상하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금리 인상과 추가 인상 신호가 달러화에는 상승 압력을, 다른 국가 통화에는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툴 코테차 바클레이스 아시아 외환·신흥시장 거시전략 책임자도 "현재의 움직임으로 아시아 통화들이 수세에 몰렸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에 고유가까지…亞 중앙은행 '이중고'

국제유가 상승은 아시아 통화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이달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뒤 현재 105.8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 등 주요 원자재가 달러화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강세와 유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 에너지 수입국의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진다.

아바스 케슈바니 RBC캐피털마켓 아시아 거시전략가는 "우리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아시아는 에너지 수입국이 많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비롯된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이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화 가치 하락은 수입품의 자국 통화 기준 가격을 높여 인플레이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도 줄어들 수 있다.

미 국채금리 상승으로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부담이다. 나빈 사이갈 블랙록 아시아태평양 글로벌 채권부문 책임자는 시장이 이번 연준 회의를 매파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단기적으로 아시아 통화와 채권시장에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엔화 약세가 심화하면서 18일 통화정책 결정을 앞둔 일본은행(BOJ)의 추가 긴축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해 1.25%로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실화할 경우 일본 기준금리는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된다.

코테차는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이 "거의 불가피해졌다"고 평가했다. 일본은행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보다 강력하게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0.5%p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美 고금리 장기화 땐 증시 부담…기술주 밸류에이션 '경고등'

미국의 긴축 장기화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높은 미 국채금리는 채권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반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끌어올리고 주식의 밸류에이션에는 하락 압력을 가한다.

타이 후이 JP모건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수석 시장전략가는 연준이 2027년까지 매파적인 기조를 유지할 경우 투자자들이 주식의 밸류에이션을 재평가해야 할 수 있으며 특히 금리 변화에 민감한 기술주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견조한 미국 경제는 글로벌 교역과 아시아 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이갈은 높은 금리가 단기적으로 아시아 시장에 부담을 주더라도 미국의 성장세가 글로벌 경제활동과 교역을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onl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