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똑똑한 사람도 투자 실패, 왜?…심리학자가 본 '부의 영혼'

기사등록 2026/09/17 13:53:34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 공포에 질려 현금으로 도망치고, 소득이 늘어도 자산은 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인간의 본성이 돈 앞에서 철저히 비합리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자이자 행동금융 전문가 대니얼 크로스비의 신간 '부의 영혼'(알레)은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질문의 방향을 바꾼다. 저자는 부를 투자 계좌 안에서만 바라보는 시각을 거부하고, 자신의 삶 전체를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의 핵심은 명료하다. 돈을 벌고 싶다면 주식 차트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자신의 가치 높이기,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의료비 절감, 그리고 장기 자산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배우자 선택 등 건강·인간관계·직업·소비 습관·시간 관리를 모두 재무적 결정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심리학자로서 인간이 왜 금융 시장에서 파멸적인 선택을 하는지 입체적으로 해부한다.

또한 월스트리트의 거물들뿐 아니라 역사 속 의외의 인물들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원칙을 도출한다. 특히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인간의 심리적 취약성을 통계로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금융시장도 똑같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사람들은 안전하다고 믿는 현금으로 몰려든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투자회사협회(ICI)에 따르면, 2006년 말 25%도 안 되던 현금 비중이 2009년 초 주식시장이 바닥을 칠 무렵에는 50% 가까이 치솟았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안전 자산으로 대탈출’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후 S&P500 지수가 회복하자 그 돈은 다시 위험 자산으로 흘러들어갔다. 사람들은 장기적으로 더 큰 대가를 치를지라도 당장의 확실성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86쪽)

"실제로 주식시장의 역사를 보자. 자산 증식의 최강 수단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S&P500 지수조차 1928년 이후 약 4년 중 1년꼴로 연간 20% 이상 하락했다는 데이터를 벤 칼슨이 제시했다. 주식시장 역사 속에 큰 폭락은 결코 예외가 아니라 반복되는 현실이었다. 단기적으로 보면, 하루 장 마감 시점에 시장이 하락해 화면이 파랗게 물들 확률은 약 45%다. 이런 하락일을 피하려 애쓰다가는 오히려 더 큰 손실을 맞게 된다. 그래서 전체 데이 트레이더의 80%가 2년 안에 시장을 떠나는 것이다." (117쪽)

결국 이 책은 차트를 보는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돈을 대하는 태도와 인간의 본성이라는 근본적인 모순을 직시하게 만드는 자기반성용 지침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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