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대규모 산악 러닝 대회 참가자들이 좁은 등산로를 한꺼번에 점령하면서 일반 등산객들이 산행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는 등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남한산성 일대에서 참가자 1500명이 넘는 대규모 산악 러닝 대회가 열려 등산로 전체가 큰 혼잡을 겪었다. 비좁고 험한 산길로 참가자들이 무리 지어 연이어 뛰어오르자 일반 등산객들은 등산로 끝으로 내몰리며 통행에 차질을 빚었다.
현장을 찾은 등산객들은 위험과 불편을 동시에 호소했다. 한 등산객은 "올라오시면서 계속 보였다. 계속 우리가 피해서 서 있었다"며 "인사하고 피해 달라고 하는데 그게 계속되니까 인사도 안 반갑다. 쉬러 오는 건데 오면 너무 막 짜증이 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등산객은 "이런 붐비는 구간에서는 뛰면 안 될 것 같은데 아이들도 있는데 계속 뛰고 있다"며 "바로 옆이 낭떠러지라 끝으로 붙어서 가야 하는데 혹시나 만약에 받아 떨어지면 큰일 난다"고 안전사고 위험을 우려했다.
반면 대회 참가자들은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참여한 행사라는 입장이다. 한 러닝족은 "뛰는 것도 산을 즐기는 방식 중 하나"라며 "저희도 10만원 이상 지불하고 하는 건데 서로서로 조금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들 대회 질서가 있는데 너무 자제를 시키니까 사람들이 불만이 많다"고 덧붙였다.
코스 혼잡의 주요 원인은 구조적 한계에 있다. 남한산성 코스 반환점 부근에서는 내려오는 러닝족과 올라가는 러닝족이 뒤엉키면서 양방향에서 참가자들이 쏟아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주최 측 관계자는 "코스를 분리할 수 없다"며 "산 러닝이라는 운동 자체가 등산로를 달리는 운동이다 보니 코스를 따로 쓸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대회를 허가한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 측도 현장 통제의 어려움을 밝혔다. 센터 관계자는 "대회 시간만이라도 일반 등산객을 통제할 조례나 규정이 없다"며 "일반 등산객의 입산을 막을 수는 없다"고 전했다. 주최 측은 혼잡을 줄이려 이른 아침 출발 및 안전 요원 배치를 진행했다고 밝혔으나 현장 마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온라인상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공공재인 산을 대규모 대회가 독점하는 것은 문제다", "좁은 산길에서 대규모 달리기 행사를 허가해 준 지자체나 기관부터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안전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질 거냐" 등의 의견을 내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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