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값 44% 내렸는데 요금은 올랐다"…단통법 폐지 1년

기사등록 2026/09/16 15:23:08

소득 1분위 단말기 지출 43.9% 급감했으나 요금 지출은 늘어

이통사 지원금 상향 효과에 저가 폰 늘었지만…'고가 요금제 의무' 수술대

황정아 의원 "AI 시대 데이터 수요 급증…통신요금 체계 개편 논의 시작해야"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된 지난해 7월 22일 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유통점에 단통법 폐지 관련 홍보물이 붙어 있다. 2025.07.22.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말법)'이 지난해 7월 폐지된 이후 저소득층 단말기 구입비는 급감했지만 통신요금 부담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소득 하위 1분위 가구당 평균 통신비는 5만3736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단통법 폐지 직전인 지난해 2분기 5만8385원보다 8% 줄어든 규모다. 통신비는 휴대전화 등 통신장비 구입비와 통신서비스 이용료를 합산해 산출됐다.

같은 기간 소득 2분위 가구의 통신비도 9만3442원에서 9만3148원으로 0.3% 감소했다. 반면 3분위는 0.2%, 4분위는 7.6%, 5분위는 0.4% 증가했다. 다만 4분위를 제외하면 통신비 증가율은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3%)을 밑돌았다.

가구 전체 총액 기준으로는 올해 2분기 소득 하위 1분위의 통신비가 24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2%(185억원) 줄어든 수치다. 2분위는 가구 평균 기존으로는 줄었지만 가구수가 늘며 총액 기준으로 0.7% 늘었다.

저소득층 통신비 감소…저가 단말기 중심으로 할인 혜택 확대

저소득층 통신비 감소를 주도한 건 통신장비 구입비 급감이다. 올해 2분기 1분위의 가구당 통신장비 구입 지출은 5994원으로 지난해 1만676원보다 43.9% 급감했다. 2분위(-5.7%), 3분위(-5.2%), 5분위(-3.6%)에서도 줄어들었다.

전체 가구의 통신장비 구입 지출 총액도 지난해 2분기 4939억원에서 올해 2분기 4891억원으로 약 48억원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분위가 205억원 줄어들면서 감소세를 견인했다.

단통법 폐지 이후 유통망간 지원금 경쟁이 가능해지면서 저가·중저가 단말기를 중심으로 할인 혜택이 확대된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침체와 가계 부담에 따른 단말기 교체 수요 둔화와 중저가 스마트폰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통신요금 지출은 모든 소득 분위 증가…지원금, '고가요금제'에 쏠려

하지만 통신서비스 이용 지출은 모든 소득 분위에서 불어났다.

1분위 가구의 평균 지출은 지난해 4만7709원에서 올해 4만7742원으로 0.1% 증가했다. 분위별 증가폭은 각 2분위(1.0%), 3분위(1.6%), 4분위(4.4%), 5분위(1.2%) 등이다. 물가상승률(3.0%)과 비교하면 이보다 크게 상승한 분위는 4분위뿐이다.

상승 배경으로는 단말기 지원금과 고가 요금제를 연계한 구조가 꼽힌다. 이통사들이 대규모 지원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고가 요금제를 판매해 단말기 할인 혜택을 받는 대신 매월 부담하는 요금 수준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고화질 콘텐츠 이용 증가에 따른 모바일 데이터 소비 확대, 구독형 결합 상품 증가 등도 통신서비스 이용 지출을 늘린 요인이 될 수 있다.

황 의원은 "단통법 폐지로 인한 통신시장 체계 변화 효과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원금이 고가 요금제에 쏠리는 등 구조적 문제로 소비자가 실질적인 통신요금 인하를 체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시대의 데이터 수요 급증에 맞춰 통신요금 체계 개편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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