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철도망 30곳서 '파괴 공작' 정황…출근길 마비

기사등록 2026/09/16 14:52:03

당국, 장애물 제거 작업 후 오후 3시 열차 운행 재개

[헤이그=AP/뉴시스] 네덜란드 헤이그 부근 부르쇼텐에서 지난 2023년 4월4일 새벽 여객열차가 소형 크레인과 충돌해 탈선했다. 2026.09.16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네덜란드 중·북부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15일(현지시간) 철도 운행장애가 발생해 출근길이 사실상 마비됐다.

철도 운영사는 30곳에 달하는 선로에 관(管)과 같은 물체를 고의적으로 설치해 신호 시스템이 오작동하도록 한 정황이 있다며 사보타주(파괴 공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네덜란드 경찰은 용의자나 동기에 대해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네덜란드 국영 철도회사 NS에 따르면 중부 지역 도시인 즈볼러와 데벤터, 아메르스포르트 주변 열차 운행이 아침 출근시간대 큰 타격을 받았다.

철도 운영사 프로레일(ProRail) 대변인은 AP통신에 사보타주로 의심되는 정황이 모두 30곳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장소에서 물체가 발견됐다. 이 물체들은 선로 위에 고의로 놓인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사보타주를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레일에 따르면 선로 위에 물체가 있으면 실제 열차가 없더라도 해당 구간이 점유된 것으로 시스템이 인식한다. 해당 구간의 모든 신호등을 적색으로 바꿔 열차가 지나갈 수 없게 된다.

열차 한 대가 관 모양 물체 가운데 하나와 충돌했지만 부상자는 없었다. 열차 운행은 이날 오후 3시께 선로 장애물 제거가 상당 부분 마무리되면서 점차 재개됐다.

네덜란드 경찰 대변인은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자신이 아는 한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네덜란드 정부가 의회에 연례 예산안을 제출하는 '왕자의 날(Prinsjesdag)'에 발생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농민단체 파머스 디펜스 포스는 왕자의 날에 맞춰 시위 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농민들은 실제 도로 옆에서 건초 더미에 불을 붙이는 등 시위를 벌였다. 다만 농민들이 사보타주에도 관여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한 기후단체도 이날 네덜란드 국왕이 왕자의 날 연설을 위해 의회로 이동하는 경로에 붉은색 페인트를 뿌렸지만 이번 사보타주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롭 예턴 네덜란드 총리는 사보타주로 의심되는 이번 사건에 대해 "혼란을 초래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경찰과 보안 당국이 범인을 추적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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