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사 CEO 선임절차에 경고장…23일 지주 회장단 간담회 주목

기사등록 2026/09/16 14:15:48

4대 금융지주 계열사 CEO 80% 이상 연말 임기 만료…인사 폭풍 예고

금감원, 지배구조 TF 가동해 불투명·폐쇄적 승계 절차 점검

사전 경고 이어 23일 회장단 조찬 간담회…지배구조 직접 당부할 듯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6.07.29. k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최근 4대 금융지주 회장 인선이 마무리된 데다 이번 달부터 계열사 대표(CEO) 인사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미흡한 지배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칼을 꺼내 들었다.

금감원이 금융지주 자회사 승계 절차의 허점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점검을 예고한 가운데, 오는 23일 열리는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후속 메시지를 직접 낼지 주목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금융회사 CEO 승계 절차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예고했다.

이 원장은 "대부분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가 마련한 CEO 승계 절차가 미흡하고,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역할도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금감원의 이 같은 행보는 연말 대규모 계열사 CEO 인사가 예정된 상황에서 현장 감독권을 활용해 금융사의 지배구조 고삐를 죄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의 지배구조 개선안 입법이 사실상 동력을 잃고 표류하면서 금감원의 직접적인 현장 감독 필요성이 커진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이 원장이 임원회의를 통해 자회사 승계 절차의 문제점을 먼저 강도 높게 지적한 만큼, 오는 23일 예정된 금융지주 회장단과의 조찬 간담회는 당국의 경고 메시지를 지주 회장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이행을 압박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금감원 점검 결과, 금융사들의 지배구조 관행은 여전히 허점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CEO 자격요건을 추상적으로만 정의해 구체성이 떨어지거나, 후보 압축 단계별 최소 검증 기간조차 두지 않은 사례가 적발됐다. 상시 후보군을 형식적으로만 관리하거나 후보군 압축 및 검증 절차가 불투명한 정황도 포착됐다.

자회사 임추위의 역할 역시 겉치레에 그쳤다.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지주 자추위가 자회사 CEO 상시 후보군 현황을 공유하거나 은행 임추위에 실질적 추천권을 부여한 곳은 일부 지주사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향후 후보군 선정부터 검증·평가, 관련 기록 관리에 이르기까지 CEO 승계 절차 전반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CEO 선임이 특정 계파나 친소 관계에 따라 폐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도록 강도 높은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말 대규모 인사가 예정된 만큼 승계 절차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기존 금감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은지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은 오는 23일 조찬 간담회에서 전달될 메시지와 금감원의 이 같은 감독 강화 방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대 금융그룹은 지주사를 포함한 전체 69개 계열사 중 56곳(약 81%)의 CEO 임기가 올해 연말 끝난다. 지주사를 제외하더라도 64개 자회사 중 55곳(약 86%)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5대 시중은행장의 임기가 일제히 연내 만료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비롯해 이환주 국민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농협은행장 모두 올해 말로 임기가 마무리되면서 대대적인 인사 폭풍이 예상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강경한 기류 속에 계열사 사장단이 대거 물갈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지주 현직 회장이 연임에 실패하고 새로운 후보가 발탁된 사례는 향후 계열사 사장단도 전면 교체하라는 시그널로 읽힌다"며 "지배구조 점검에 이어 회장단 조찬 회동까지 예정되면서 연말 인사를 준비 중인 주요 금융지주들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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