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미사일·드론 넘어 자체 무기 생산 역량 강화
AI '클로드' 활용해 유도 로켓 개발·시험한 정황
이란 핵심 부품·IRGC 지원은 여전히 필요한 상황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유도무기 개발에 활용한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후티가 이란의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군사 역량을 고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후티는 1600㎞ 이상 떨어진 이스라엘을 장거리 미사일로 공격해왔으며, 홍해에서는 무인 수상정과 해상 드론 등을 활용해 선박 통행을 위협하고 있다.
티모시 A. 렌더킹 전 미국 예멘 특사는 지난 12일 중동연구소 포럼에서 "후티가 자신들의 역량을 구축하고 시험하기 위해 모든 기회를 활용한다"며 "현재 중동에서 가장 치명적인 비국가 행위자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AI를 무기 개발에 활용한 정황도 확인됐다.
AI 기업 앤트로픽은 최근 공개한 AI 오용 보고서에서 예멘 북부에 기반을 둔 한 위협 행위자 조직이 자사의 AI 모델 '클로드(Claude)'를 유도무기 개발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 조직은 AI를 이용해 유도 로켓을 개발하고 시험 발사까지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앤트로픽은 해당 조직이 AI의 안전장치를 우회하기 위해 무기 개발이라는 실제 목적을 숨긴 채 시스템을 활용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앤트로픽은 실제 작동 가능한 무기가 현장에 배치됐다는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당 조직이 AI에 의존하지 않는 오프라인 시뮬레이션 도구도 이미 구축한 정황이 있다고 덧붙였다.
후티는 여전히 드론과 탄도미사일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과 기술을 이란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자체 무기 체계를 생산하는 능력을 크게 발전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의 피터 샐리스버리 겸임 교수는 "예멘이 과거에는 이란의 군사기술을 시험하는 '실험실'이었다면 이제는 점차 '공장'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샐리스버리 교수에 따르면 미사일 차체와 같은 대형 부품도 이란에서 완제품 형태로 보내는 대신 후티가 장악한 예멘 지역에서 제작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후티는 일회용 공격 드론 등 일부 무기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능력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란은 후티가 중국 등지에서 드론 부품을 확보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도록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는 다우선과 같은 선박을 이용해 소형 부품을 밀수하거나 아프리카의 뿔 지역을 거쳐 물자를 반입하는 방식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케빈 도네건 전 미 해군 제5함대 사령관은 "후티가 세계 암시장 공급망을 이용해 필요한 물자의 상당 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후티의 자체 생산 확대가 이란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파르진 나디미 선임연구원은 "후티가 여전히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상당한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분석했다.
후티와 이란의 무기 협력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후티는 2017년 원격 조종 보트에 폭발물을 탑재해 사우디아라비아 군함을 공격하는 등 무인 수상정 기술을 일찍부터 개발해왔다.
2014년 후티가 예멘 수도 사나를 장악하자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군사 연합을 이끌고 후티와 전쟁을 벌였다. 2022년 휴전이 선언됐지만, 전문가들은 이 기간 후티가 무기와 병력 운용 능력을 크게 강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렌더킹 전 특사는 2022년 휴전이 후티에 재정비와 재훈련, 장비 보충 및 물자 확보에 필요한 시간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후티는 올해 7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뒤 남쪽으로 진격해 홍해 연안의 역사적인 항구도시 모카를 점령하고 바브 알만데브 해협 인근 섬들을 장악했다.
이후 사우디 남부의 아브하 국제공항을 공격했다. 이는 2022년 이후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한 첫 사례로, 양측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후티는 이란의 지원을 계속 받으면서도 자체 생산과 국제 공급망을 통해 무기 개발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 해상 무기뿐 아니라 AI를 활용한 새로운 무기 개발까지 시도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렌더킹 전 특사는 "후티는 항상 이동 중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그들은 매우 사업 수완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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