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추가 금리인상 여부 주목
증권가 "금리보다 유가가 관건"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시를 둘러싼 대외 환경은 금리와 유가의 동반 상승으로 한층 불안해진 상황이다. 미국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주는 가운데 국제유가까지 급등하며 물가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실제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5일(현지 시간)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5.041%까지 상승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7년 7월 이후 약 19년 만의 최고치다. 미 30년물 국채 금리도 장중 5.401%까지 올라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또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4% 넘게 뛴 105.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약 3% 상승한 배럴당 108.75달러로 마감했다. 중동 지역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두 유종 모두 지난 5월 19일 이후 최고 넉 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유가까지 급등하며 증시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금리 상승은 주식의 밸류에이션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데다, 유가 상승이 경기 둔화로 이어질 경우 기업들의 투자와 실적에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증시의 주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의 금리 결정 자체보다 이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어떤 신호를 내놓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 10월이나 12월 회의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경우 높아진 국채금리와 맞물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한국 등 주요국 증시는 매크로 불확실성으로 피로감이 높아졌으며, 그 피로감을 덜어낼 수 있는 이벤트는 내일 새벽 예정된 9월 FOMC"라면서 "이미 9월 인상은 알려진 재료이기 때문에 이보다는 10월 혹은 12월 FOMC에서 추가 인상에 나설지 여부가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최근 추가 긴축 전망이 강화된 배경에는 에너지 인플레이션 불안이 자리잡고 있는데, 향후 중동 정세와 유가의 향방은 향후 금리 경로에 가변성을 부여할 듯하다"면서 "연준 역시 이를 반영해 9월 인상 이후 유가 등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가겠다는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유가 급등 장기화 + 연준의 연속적인 인상'보다는 '유가 급등세 진정 + 추가 긴축에 신중한 대응' 쪽으로 베이스 시나리오를 가져가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조언했다.
한편으로는 높은 금리 자체가 주식시장에 결정적인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의 성장세와 기업 실적이 견조하게 유지된다면 높은 금리 수준을 일정 부분 감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채금리가 5%를 넘었던 2007년 당시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는 4~5%인 반면 지금은 5~6%로 지금 미국 10년 국채금리 5%는 2007년보다 견딜만하다"면서 "보통 금리가 높아질수록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은 낮게 형성되지만 기업실적이 15~20% 이상 늘어나고, 생산성이 개선되는 추세라면 주식시장은 버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결국 유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그는 "국제유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70% 높다"며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면 인공지능(AI)에 아낌없이 지출하던 기업들의 투자도 주춤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 걱정해야 하는 것은 금리보다 '끝나지 않는 전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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