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교육감협, 16일 국회서 기자회견
"현행법 대비 교육재원 감소 영향 검증해야"
"교육위·기재위·행안위 합동 연석회의해야"
"7.2조 순증은 착시…실질 증가는 2.4조원"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전국 16개 시도교육감이 국회를 향해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정안을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 지정에서 제외하고, 개편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철저히 검증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교육감협)는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개편은 단순한 산식 변경이 아니라 국가가 교육재원을 어떻게 보장하고 교육자치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관한 중대한 문제"며 "국회가 단기적인 재정 논리가 아니라 아이들의 교육여건과 교육자치를 지키는 원칙으로 이번 개편안을 판단하고 책임 있는 대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개정안(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미래대응기금법·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편안에는 기존 내국세의 20.79%를 교육교부금으로 배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 경제 상황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새로운 산식을 적용하는 방안이 담겼다. 정부안대로라면 내년부터 교부금은 '전년도 교부금×(1+최근 3년 연평균 경상성장률)×{1+(최근 3년 연평균 학령인구 변화율×0.35)}' 산식으로 산출된다.
교육감협은 국회에 정부의 교부금 개편이 낳을 수 있는 부작용을 철저히 검증하고,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현행법 대비 교육재원 감소 규모와 교육자치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감협은 "이번 개편은 전년 대비 증가 여부가 아니라, 동일한 세수 전망 아래 현행법에 따라 확보될 재원과 비교해야 한다"며 "국회는 교육재원이 실제 얼마나 줄어드는지, 그 재원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학교 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내국세 연동 중단에도 교부금 총액이 전년보다 증가해 교육자치 위축은 없을 것이라는 정부 설명을 반박하기도 했다. 교육감협은 "정부는 교부금이 7조2000억원 증가한다고 설명하지만 올해 실제 교부액과 비교하면 증가액은 2조4000억원이며 지방교육세와 보전 재원의 일몰, 고교무상교육 국비 축소 등을 반영한 실질 순증은 2259억원, 불과 0.3%"이라며 "반면 교직원 인건비 자연 증가와 국가 정책사업에 따른 필수 지출은 3조1400억원 이상 늘어난다"고 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교육감협의회장)은 "경상성장률에 학생이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겠다는 말은 앞으로 교육재정의 근간이 되는 교육교부금은 항상 경상성장률보다 적다는 것과 같다"며 "교육선진국으로의 도약의 꿈을 완전히 상실한, 포기한 잘못된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교부금 실질 순증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교육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교육감협은 "노후시설 개선, 돌봄과 특수교육, 기초학력과 학생 마음건강 지원 등 새로운 교육수요도 늘고 있다"며 "새 산식에는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증가하는 교육수요를 반영해 재원을 보정하는 장치가 없다"고 했다.
교육감협은 조정식 국회의장에 교부금 개정안을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 지정에서 제외하고, 충분한 토론과 실질적 심사 시간을 보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국회 교육위원회와 관련 상임위원회가 공동으로 검증해달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교육감협은 "55년 된 공교육 기틀이 단년도 예산 일정에 쫓겨 충분한 토론도 없이 날림 통과되는 '입법 불상사'를 막기 위해 소위의 즉각 가동과 철저한 상임위 심사가 시급하다"며 "이번 법안은 교육위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는 복합적인 법안들로 엮여 있는 만큼 상임위별로 쪼개 각각 처리할 것이 아니라 국회법 제83조에 따른 의견 제시를 넘어 교육위·기재위·행안위가 함께하는 연석회의나 연계 공청회를 열어야만 교육재정 잠식의 실체를 빈틈없이 검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도교육청의 재정안정화기금 고갈로 자체 완충 능력 또한 완전히 소진된 상태임을 설명하기도 했다. 교육감협은 "전국 시도교육청의 기금 적립액은 2022년 20조3920억원에서 2026년 2조9051억원으로 4년 만에 무려 86%가 급감했다"며 "기금을 통한 재정 방어선은 이미 무너졌다"고 밝혔다.
교육감협은 "학생 수 감소는 교육재정을 줄일 이유가 아니라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할 기회가 되어야 한다"며 "새로운 제도가 아이들의 교육을 지금보다 더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다는 충분한 근거와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지방교육교부금법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교부금법 개정에 대한 이해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 남수경 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장, 송기창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총장, 전은영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대응 긴급행동 집행위원장(국가교육위원회 위원) 등이 진술인으로 참석해 발표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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