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충동적 감정 표현, 형사처벌 신중해야"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최근 A(67)씨의 모욕 등 혐의 상고심에서 모욕 부분을 무죄 취지로 판단, 원심을 깨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10월 대구 북구에 있는 한 정형외과 병원 공동 병실에서 피해자 B(29)씨와 전등 점등 및 전기 콘센트 사용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가 B씨에게 "인간쓰레기네"라고 말하며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A씨 등 3명이 입원해 있던 병실에 입실한 뒤 '누워서 휴대전화를 보기에 눈이 부시다'는 이유로 전등을 끄려 하고, 자신의 휴대전화를 충전하기 위해 공용 전화기 전원선을 뽑으려 하다 A씨와 다툰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A씨가 B씨를 모욕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병실 내 다른 환자들이 있는 가운데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낮출 수 있는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B씨의 행동에 대응해 불만을 충동적으로 표현한 정도에 해당하고, 이는 형사 처벌하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은 "피해자의 주관적 감정을 상하게 하는 등 명예 감정을 침해할 만한 표현으로 보일 뿐,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21년 4~5월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인근에 '의왕경찰서 소속 경찰관과 교도관이 협의해 임의로 천막을 치고 음식을 팔도록 해 주면서 뇌물을 주고받았다'는 취지의 현수막을 내걸고, 유튜브에 해당 현수막을 찍은 영상을 올렸다는 명예훼손 등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은 A씨의 모욕, 명예훼손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항소심도 유죄를 모두 인정했지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형을 낮췄다.
대법원은 A씨의 모욕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판단했지만 명예훼손 혐의 상고 이유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파기환송심이 모든 혐의를 살펴 형을 다시 정하도록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