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집단소송제' 도입 속도전…재계 "경영 불확실성 증대" 반발

기사등록 2026/09/15 11:35:12 최종수정 2026/09/15 12:10:24

총리 "소비자 전 분야 집단소송제 도입"

국회 이어 정부도 집단소송제 도입 속도

재계 "배상 부담 급증…소송 남발 우려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박주민 의원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등 참석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집단소송법 도입 촉구 국회, 소비자,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1.26.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정부여당이 집단소송제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재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집단소송제 도입시 배상 부담 증가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미국식 '제외신고형(옵트아웃·opt-out)' 적용시 집단소송 남발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지난 8일 "소비자 전 분야에 걸쳐서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하고, 법원의 사업자에 대한 자료제출 명령제도를 신설해서 대규모 소비자 피해 발생 시에도 실질적인 회복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이 집단소송제 입법화에 나선데 이어 정부도 이를 공식화하며 속도전에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집단소송은 공통의 피해자들을 대표하는 사람이 소를 제기해 판결받으면 그 판결의 효력이 모든 피해자에게 미치게 하는 제도다.

현재는 증권 분야에만 한정돼 있는데 적용 대상과 원고의 범위를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는 현재 관련 법안 14건이 계류돼 있다.

재계는 그동안 집단소송제 도입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기업의 배상 부담이 급증하고, 소송 남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집단소송으로 인한 기획소송 증가 등 부작용이 나와 오히려 규제를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있다"며 "원고의 범위가 넓은 만큼 대상을 좁히거나, 소 제기 기준을 엄격히 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에서는 집단소송법에 별도의 제외 신고를 하지 않으면 판결의 효력이 자동으로 적용되는 미국식 '옵트아웃' 방식을 중심으로 법안을 논의 중이다.

다만 미국식 옵트아웃 방식은 배상 부담 증가와 남소 우려 등이 있는 만큼 우리나라와 같은 대륙법 체계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참가신고형(옵트인·opt-in)'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옵트인은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혀야 소송의 당사자가 된다.

옵트아웃 방식보다 원고의 범위가 좁아 기업의 부담도 줄어든다.

일각에서는 집단소송제 도입이 주주가치 제고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소송이 제기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주가에 영향일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원고가 수천만명에 달하는 소송이 나올 수 있다"며 "이러할 경우 막대한 손해배상금이 예상돼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소상공인들도 집단소송제 적용 대상 확대 추진에 반발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달 입장문을 내고 "다수 소비자의 피해 구제라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논의돼 온 제도를 충분한 보호 장치 없이 소상공인에게까지 일률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소상공인을 소송의 최전선으로 내모는 가혹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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