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밖이 더 궁금해" 유통가, 외국인 잡을 'K-로컬' 키운다

기사등록 2026/09/15 11:49:10

지역공항 입국객 42%↑…비수도권 지출 35% 늘어

올리브영부터 백화점·편의점까지 지역 콘텐츠 발굴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4일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6.04.24.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권민지 기자 =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서울·수도권을 넘어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유통업계도 'K로컬' 콘텐츠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지역을 직접 찾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데 맞춰 비수도권 매장을 확대하는 한편, 지역 고유의 문화와 먹거리, 브랜드를 상품으로 재해석해 전국 소비자와 연결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 입국・방문・소비가 지난해 대비 모두 증가했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해 제작한 이미지. 2026.09.15.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1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천·김포공항을 제외한 지역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래객은 196만255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실제 지역 방문과 소비도 함께 늘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지역의 외국인 방문자 수를 합산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7.1% 증가했다.

지역에서의 소비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이들 14개 지역에서 외국인이 지출한 금액은 약 92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6885억원보다 34.7% 늘었다.

과거 서울과 수도권 주요 관광지에 집중됐던 방한 관광 수요가 지역으로 분산되면서 유통업계도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지역 거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뉴시스] 경주 황리단길에 위치한 한옥 디자인의 '올리브영 경주황남점' 외부 전경(사진=올리브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CJ올리브영의 비수도권 매장에서 나타난 외국인 매출 증가세가 대표적이다. 올해 1~8월 올리브영의 전체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가운데 강원 지역 매장의 외국인 매출은 105% 뛰었다.

경주(88%), 대전(80%), 전주(62%) 등 그동안 내국인 관광 수요가 상대적으로 컸던 지역에서도 외국인 매출 증가율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지역 매장을 찾는 외국인 고객의 국적도 다양해지고 있다. 강원 지역 매장을 이용한 외국인 고객의 국적은 지난해 76개국에서 올해 85개국으로 늘었고, 경주는 88개국에서 100개국으로 확대됐다.

올리브영은 이 같은 수요에 맞춰 비수도권에서도 평균 면적 200평 이상의 대형 '타운' 매장과 지역 특색을 담은 특화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넘어 지역을 찾은 외국인이 K뷰티와 해당 지역의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관광 거점으로 키우려는 전략이다.

[서울=뉴시스]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에딧 뎁트, 네오 로컬(Edit Dept, Neo Local)'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2026.09.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소비 시장에서 '로컬힙'과 '로코노미'가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은 점도 유통업계의 지역 콘텐츠 발굴에 힘을 싣고 있다. 지역 고유의 문화와 상품을 촌스럽거나 오래된 것으로 보기보다 새로운 취향과 경험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가 늘면서 지역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역의 문화와 브랜드를 외국인 관광객에게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7일부터 30일까지 더현대 서울에서 283.6㎡(약 86평) 규모의 '에딧 뎁트, 네오 로컬(Edit Dept, Neo Local)' 팝업스토어를 열고 패션·뷰티·리빙·식품 등 20여개 로컬 브랜드를 선보인다.

단순히 지역 특산물이나 기념품을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각 지역의 이야기를 상품과 전시, 체험에 담았다.

서울의 길거리 의자를 공예적으로 재해석한 소동호 작가의 '서울 길거리 의자들', 대구의 전통 누빔 기법을 현대적인 핸드백으로 풀어낸 '키임스튜디오', 부산 해운대 해리단길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루프트맨션' 등이 참여한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현대아울렛 동대문점과 커넥트현대 청주 등 주요 점포에서도 네오 로컬 팝업스토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세븐일레븐은 춘천과 안동, 대구 등 지역 대표 먹거리를 편의점 간편식으로 구현한 '세븐셀렉트 지역미식 냉장안주' 3종을 출시했다. (사진=세븐일레븐 제공) 2026.09.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편의점 업계에서는 지역의 먹거리와 축제를 전국 단위 상품으로 연결하는 '로코노미'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춘천과 안동, 대구 등 지역 대표 먹거리를 편의점 간편식으로 구현한 '세븐셀렉트 지역미식 냉장안주' 3종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춘천 닭갈비와 안동 찜닭, 대구 막창 등 특정 지역을 대표하는 메뉴를 상품화해 직접 해당 지역을 찾지 않더라도 가까운 편의점에서 지역 음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CU는 지역 축제를 상품 발굴의 장으로 활용해 '2026 대구 치맥페스티벌' K-치킨 신메뉴 경연대회 우승작인 대구 로컬 치킨 브랜드 닭동가리의 레시피를 활용한 '아보 트러플 치킨'을 출시했다. (사진=BGF 제공) 2026.09.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CU는 지역 축제를 상품 발굴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2026 대구 치맥페스티벌' K-치킨 신메뉴 경연대회 우승작인 대구 로컬 치킨 브랜드 닭동가리의 레시피를 활용한 '아보 트러플 치킨'을 전국 점포에 출시한다.

지난해에는 '2025 김천김밥축제' 경연대회 우승작인 '호두마요 제육김밥'을 전국 점포에서 선보였다. 해당 상품은 출시 4개월 만에 약 40만개가 판매됐다.

CU는 올해 김천김밥축제 우승작도 상품화할 예정이며, 다음달 열리는 대구 떡볶이 페스티벌과 연계한 메뉴 발굴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축제에서 주목받은 메뉴와 소규모 외식 브랜드가 전국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를 만나는 구조를 만들면서 지역 콘텐츠가 일회성 관광 상품을 넘어 유통업체의 차별화 상품으로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방한 외국인의 여행지가 다변화하고 '로컬'을 새로운 경험으로 소비하는 흐름이 맞물리면서 지역 콘텐츠를 둘러싼 경쟁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뉴시스] 김명년 기자 =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올해 6월 외국인 입국자 수는 203만8,36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3만8,501명 대비 22.2%(36만9,719명) 증가했다. 1~6월 누적 외국인 입국자 수도 1,104만8,3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15만4,382명보다 20.6%(189만3,943명) 늘었다. 여름휴가철인 7, 8월에는 증가세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2026.08.04. km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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