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비켜주면 욕하기도"…경복궁 일대 '댕댕런' 러닝족에 골목 몸살

기사등록 2026/09/15 10:34:29

시민들 일부 러너들의 행동에 불편 호소

[서울=뉴시스] 경복궁 일대에서 '댕댕런'이 유행하면서 좁은 골목길을 오가는 러너들로 보행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JTBC News' 캡처)

[서울=뉴시스]장인혜 인턴 기자 = 경복궁과 서촌 일대를 달리며 지도에 강아지 모양을 만드는 이른바 '댕댕런'이 인기를 끌면서 좁은 골목을 오가는 러너들과 보행자 사이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JTBC 뉴스에 따르면, 최근 서울 경복궁 일대에서는 약 8㎞를 달리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경로로 강아지 모양을 만드는 '댕댕런'이 유행하고 있다.

'댕댕런'은 강아지를 뜻하는 인터넷 표현인 '댕댕'에서 나온 말이다. 골목 곳곳을 달리며 지도 위에 그림을 만든다고 해서 '드로잉 런'으로도 불린다.

좁은 골목길에 사람이 몰리면서 러너들이 보행자와 부딪힐 뻔한 상황도 잇따랐다.

특히 강아지 코 부분을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골목은 폭이 좁아 러너와 보행자가 서로 피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러너들은 차량을 피해 차도로 달리거나 보행자 사이를 지나가기도 했다. 한 러너는 "속도를 빠르게 달리지 않고 사람들 피해서 잘 달리면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행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한 시민은 "안 비켜주면 욕하고 간다거나 짜증 내고 간다"고 했다. 이어 "저희가 잘못한 게 아닌데"라며 일부 러너들의 행동으로 불편을 호소했다.

댕댕런의 영향은 주변 문화시설에서도 나타났다. 러너들이 인근 박물관과 미술관을 찾아 물품보관소를 이용하는 경우도 늘었다.

국립고궁박물관의 물품보관소에는 "러닝용품 그만"이라는 안내문까지 붙었다. 국립고궁박물관의 관광객을 위한 물품보관소를 러너들이 옷이나 운동화를 보관하는 장소로 이용하면서 생긴 공지였다.

한 러너는 "여기 근처에 가방을 맡길 수 있는 곳을 검색해서 알아보다 여기 물품보관소가 무료라고 올라와 있어서 이용하게 됐다"고 했다.

이에 국립고궁박물관 관계자는 "소문이 나서 가방을 맡기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음료수 반입이 불가능한데, 뛸 때는 음료를 못 갖고 뛰니까 음료까지 보관소에 두고 간다"며 토로했다.

이 일대에는 러너들의 방문이 늘면서 러닝용품점도 들어섰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유행이 주변 거리의 모습까지 바꾸고 있다.

종로구는 곳곳에 러닝 에티켓을 지켜 달라는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JTBC는 "결국 서로 배려하는 수밖에 없다"며 "달리는 사람들에게는 운동 코스지만 누군가에게는 매일 오가는 보행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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