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과세 2년 연기해 달라"…청원 5만명 넘었다

기사등록 2026/09/14 12:01:25

지난 5월 '과세 폐지' 이어 넉 달 만에 또 국회 심사 요건 충족

업계 "과세 인프라부터 정비"…이형일 후보자 "내년 시행 바람직"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6.09.04.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내년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2년 더 유예해달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5월 가상자산 과세 폐지를 요구한 청원에 이어 다시 한번 국회 논의 요건을 충족하면서,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될 지 주목된다.

14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공개된 '코인과세 2년 유예에 관한 청원'은 이날까지 5만939명의 동의를 얻어 동의율 100%를 달성했다. 국민동의청원은 공개 이후 30일 이내 5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심사 대상이 된다.

청원인은 내년으로 예정된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유예하고, 그동안 과세 인프라와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세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국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오가는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을 확인할 수 있는 체계와 신고·납부 인프라 등을 먼저 갖춘 뒤 과세해야 한다는 취지다.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반발이 표면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도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가상자산 과세 폐지에 관한 청원'이 5만908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심사 요건을 충족했다. 불과 넉 달 만에 과세 유예를 요구하는 청원이 다시 5만명을 넘어선 셈이다.

이번 청원인은 가상자산 시장 위축에 따른 거래소 실적 감소와 세수 문제도 유예 근거로 들었다. 투자자들이 국내 거래소를 떠날 경우, 거래소 거래 수수료 수입과 법인세가 감소해 가상자산 소득 과세로 늘어나는 세수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 거래소로 자금이 이동하면 국내 과세당국 거래 내역 파악과 과세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가상자산 업계도 현행 과세 체계로는 투자자의 실제 소득을 정확하게 산정하기 어렵다며 제도 보완을 요구했다.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을 거친 가상자산은 최초 취득가격을 확인하기 어려운 데다 스테이킹·렌딩·에어드롭·탈중앙화금융(DeFi) 등 다양한 거래 유형에 대한 과세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거래소와 과세당국을 연결하는 표준화된 전산 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점과 해외 거래소에 국내 조사권이 미치기 어려운 형평성 문제도 지적했다. 이에 업계는 국내외 거래소의 손익을 합산할 수 있는 신고 체계와 해외 거래정보 확인 기반 등을 먼저 구축한 뒤 과세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상태로도 문제 없다…지속 확충해 나갈 것"

현행 계획대로라면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며, 연간 이익 가운데 기본공제액 25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내년에 발생한 소득에 대한 첫 신고·납부는 2028년 5월 이뤄진다.

이런 가운데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국내외 거래소에 대한 과세자료 확보가 가능한 만큼 현행 과세 인프라로도 시행에 큰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형일 후보자는 지난 1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검토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소득 있는 곳에 과세'라는 조세 기본원칙에 따라 예정대로 내년부터 과세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과세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졌는지에 대해서는 "국내거래소 이용자에 대해서는 가상자산사업자가 국세청에 제출하는 거래명세서를 통해 세원포착에 어려움이 없다"며 "또 해외거래소 이용자의 경우 해외금융계좌 신고, 국가간 정보교환체계(CARF) 등을 통해 과세자료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사인간 거래로 수익을 은닉하는 탈세행위에 대해서는 국세청의 과세인프라를 지속 확충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과세인프라를 통해 수집되지 않는 거래는 탈세제보, 자금출처 조사 등의 과정에서 가상자산 양도·대여가 확인되면 과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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