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 합리성' 첫 시험대…엔시날, 15~20% 수익률 가능할까

기사등록 2026/09/15 06:00:00

대미투자 1호 엔시날, 후속 프로젝트 가늠할 첫 관문

장기 PPA·미국 현지 PF·한국기업 참여가 수익성 관건

"트럼프 임기내 600억弗 상한, 차기 정권서 합리적 안 찾아야"

[인천공항=뉴시스] 전진환 기자 = 대미 투자 프로젝트 협의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9.13. amin2@newsis.com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미국 전략 투자 프로젝트 1호 사업으로 거론되는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가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의 '상업적 합리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엔시날의 총 사업비는 223억 달러로 거론된다. 한국의 실제 전략 투자액과 자금 조달 구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첫 프로젝트인 만큼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전체 대미 투자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엔시날 프로젝트에서 상업적 합리성을 입증할 경우 향후 대미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대미 투자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이 커지고, 향후 투자 협상 과정에서 한미 간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15일 관가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지난 2월 한미전략투자특별법안 처리를 앞두고 국회에 2000억 달러 규모로 연간 200억 달러씩 미국에 투자하는 내용이 담긴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 운용 방안을 보고했다.

MOU에는 한미 양국이 '상업적 합리성'을 갖춘 투자처를 미국 대통령에게 추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우리나라가 실제 집행하는 전략투자 상한액을 200억 달러로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부 안팎에서는 엔시날이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하려면 15~20% 수준의 내부수익률(IRR)을 낼 수 있는 사업 구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시날 총사업비 223억 달러를 한국이 전액 투자한다고 단순 가정하고, 현재 거론되는 원금·이자 상환 및 한미 5대5 수익배분 구조를 적용하면 20년간 약 670억~680억 달러의 프로젝트 현금흐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 한국의 투자 규모는 향후 자금조달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엔시날의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수익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한국이 직접 부담하는 투자 규모와 위험을 어떻게 낮추느냐가 관건이다.

엔시날에서 이같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첫번째 관건은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이다.

현재 엔시날 프로젝트는 1.4GW(기가와트) 가스터빈 설비를 먼저 구축한 뒤 전력수요와 사업성을 확인하면서 4.9GW 규모의 복합화력 설비를 단계적으로 추가하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생산된 전력을 텍사스 전력시장에 판매하는 동시에 인근  AI 데이터센터에 직접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장기 PPA를 체결하면 발전소는 일정 기간 전력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다. 전력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엔시날의 수익성을 좌우할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전력 당국에서도 생산된 전기를 시장에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15~20% 수준의 IRR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스발전은 전력판매 매출에서 천연가스 연료비와 운영비 등을 부담해야 하는 데다, 대규모 초기 투자비까지 투자되는 상황에서 투자액의 3~4배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프라워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6.07.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두 번째는 현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포함한 자금 조달 구조다.

223억 달러의 총사업비를 한국 측 전략투자 자금만으로 충당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PF와 미국 측 자본 등을 활용할 경우 한국이 직접 투입해야 하는 자금 규모를 낮출 수 있다.

가령 한국이 100억 달러를 투자하고 현지 PF로 80억 달러, 미국 측 민간자본으로 43억 달러를 조달해 총사업비 223억 달러를 충당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한국이 223억 달러를 전액 투자할 때보다 자기자본 투입액이 줄어 자기자본 대비 수익률을 높일 여지가 생긴다.

다만, 사업 수익이 예상보다 낮을 경우 투자 위험도 커질 수 있어 구체적인 금융구조가 수익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세 번째는 한국 기업의 사업 참여 범위다.

한국 기업이 설계·조달·시공(EPC)과 발전 기자재 공급, 운영·정비 등에 참여할 경우 투자금에서 발생하는 수익뿐 아니라 사업 수행 과정에서도 한국 측이 경제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

결국 엔시날의 상업적 합리성은 한국이 실제 얼마를 투자하고 나머지 사업비를 어떻게 조달할지, 생산된 전력을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판매할지, 한국 기업이 사업에 어느 정도 참여할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통상전문가들은 1호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경우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연간 200억 달러 상한선을 지켜내고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상업성 합리성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석재 우석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 세부적인 계약 내용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 상업적 합리성을 판단하기에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도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계약과 관련해서는 대체적으로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는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향후 투자를 방어적으로 하면서 상업적 합리성을 찾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1년에 200억 달러씩 트럼프 임기 내 600억 달러 수준으로 상한을 유지하고 다음 정권에서 대미 투자와 관련해 합리적인 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원전은 지속적으로 돈이 들어오는 구조로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아 우리나라의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며 "원전의 경우 단기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어도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가 증가한다고 봤을 때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의 경우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손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부분을 정부 투자 항목에 넣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2호 프로젝트로 알려진 원전의 경우 상업적 합리성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건설 기간이 길고 초기 자본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투자를 시작한 이후 상당기간 현금 흐름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원전 사업에서 연간 15~20%의 IRR을 맞추기 위해선 장기 PPA, 한국 기업의 기가재 공급 및 장기 운영 정비권 획득, 건설비 초과분 보전, 세제혜택 등이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3호 대미 투자 프로젝트로 거론되는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도 대규모 초기 자본이 필요하고 장기 구매계약과 LNG 가격에 따른 수익성 변동이 심화될 수 있어 높은 IRR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한미 양국은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을 대미 투자 협력 대상에 포함하되 사업성과 참여 조건 등을 추가로 검토한 뒤 최종 투자를 결정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채플힐에서 열린 G20 혁신장관회의에 참석해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국 상무부 장관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6.09.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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