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의 추경안 의결 시 집행 않거나 재의요구 가능성도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도가 재정난을 이유로 5465억원을 감액 편성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이 경기도의회 상임위원회 심의에서 잇따라 복원됐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증액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감액 기조를 이어온 경기도가 동의할지 관심이 쏠린다. 부동의한 추경안이 의결될 경우 도는 해당 예산을 집행하지 않거나 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10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각 상임위원회는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총 42조2420억원 규모의 올해 제2회 추경안을 심의하고 있다. 민선9기 출범 이후 처음 편성된 추경으로, 추미애 지사의 재정 운용 기조에 따라 대규모 세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상임위원회별 심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민생 현장과 직결된 사업 예산이 대폭 감액된 점을 집중 지적하며 집행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장태환(민주당·의왕2) 경제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노동 정책 예산은 오히려 강화돼야 하지만, 무분별하게 삭감·조정된 부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민생 경제를 실질적으로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예산안이 편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환경위원회 유종상(민주당·광명3) 의원은 '경기 RE100 소득마을' 예산이 삭감된 것을 두고 "연초에 대대적으로 홍보해 놓고 도지사가 바뀌면서 갑자기 사업량을 줄이는 것은 도민의 소득 창출 기회를 빼앗고 행정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오수(수원9) 부위원장은 "재정이 어려울수록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지킬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분명해야 한다"며 도민 체감도가 높은 사업을 우선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획재정위원회 윤종영(연천) 부위원장은 "재정위기 극복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행정의 기본기능까지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심의 결과 경제노동위원회는 '통큰세일' 예산이 포함된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운영지원(65억원), 노동자 쉼터 운영 지원(1억2600만원), 경기도 5070 재취업 일자리 패키지(3억4000만원), 아동돌봄 기회소득 정책연구(6000만원) 등을 증액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경기도사회서비스원 운영지원(30억원), 장애인기회소득(19억5000만원), 돌봄의료센터 운영지원(8억원) 등을 증액했고, 도시환경위원회는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30억원), 청년 전·월세 보증금 이자 지원(30억원) 등을 복원했다.
각 상임위원회에서 의결된 예산안은 오는 11~17일 열리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를 거쳐 18일 제4차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될 예정이다. 도의회 여야가 민생·복지·안전 예산 감액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보이면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에서 증액된 부분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예산안 동의 여부다. 지방자치법 제142조에 따르면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동의 없이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가시키거나 새로운 비용항목을 설치할 수 없다. 예산안을 증액할 경우 도지사의 동의가 필요한 셈이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의회의 의결이 예산상 집행할 수 없는 경비를 포함하고 있다고 인정되면 의결사항을 이송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앞서 남경필 전 지사 시절인 2018년도 본예산 심의에서 도의회가 신규·증액한 76개 사업에 대해 부동의 의사를 밝히고 예산을 집행하지 않은 바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의회의 의견을 존중한다. 다만 증액은 다른 사업 예산 감액이나 추가 재원확보가 동반되는 문제"라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최종 의결에 대해 신중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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