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강 전셋값 올해 10% 넘게 올랐다…11년 만에 최고

기사등록 2026/09/11 05:30:00

올해 10.11% 올라…지난해 연간 상승률의 4배

10·15 대책 이후 매물 감소…동대문 72%·중랑 66%↓

"옮겨갈 집 없어 계속 살아"…매물 줄고 신규 문의 뜸해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넷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9% 상승했지만 강남구(-0.11%)와 서초구(-0.05%)는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서울 외곽 지역과 삼성전자 사업장이 몰린 경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2026.08.27.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 등이 포함된 서울 동북권의 아파트 전셋값이 올해 들어 10% 넘게 올라 2015년 이후 11년 만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 매물도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절반 가까이 줄어 서울 5개 권역 가운데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전세 선택지가 줄어든 데다 가격 상승세까지 가팔라지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첫째 주(7일 기준) 서울 동북권 아파트 전세가격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10.11%로 집계됐다. 전주 9.78%에서 이번 주 0.30% 올라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동북권 전셋값의 1년 누적 상승률이 10%를 넘은 것은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당시 연간 상승률은 13.49%였다.

동북권은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한 노원·도봉·강북구를 비롯해 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구 등 8개 자치구를 묶은 지역이다.

지난해 동북권 전셋값은 한 해 동안 2.44% 상승했다. 올해는 9월 초까지의 상승률만으로 지난해 연간 상승률의 4배를 웃돌았다.

자치구별로는 성북구의 누적 전셋값 상승률이 12.57%, 노원구가 11.76%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성동구 9.90%, 도봉구 9.68%, 강북구 9.59%도 10%에 근접했다.

◆ 동북권 8개구 모두 전세 매물 감소…동대문 72% 급감

동북권 전셋값 급등은 지난해부터 전세 매물이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집주인의 실거주 의무가 강화된 10·15 대책 이후 동북권 아파트 전세 매물은 4385건에서 2430건으로 1955건(4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전세 매물이 2만4369건에서 2만483건으로 15.9%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3배 가까이 컸으며, 서울 5개 권역 가운데서도 동북권의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동북권에서는 8개 자치구 모두 전세 매물이 감소했다. 동대문구는 1132건에서 315건으로 72.2% 줄어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중랑구도 276건에서 95건으로 65.6% 감소했다.

노원구는 827건에서 415건으로 49.8%, 도봉구는 355건에서 181건으로 49.0% 줄었다. 성북구도 457건에서 328건으로 28.2% 감소했다.

◆ 매물 줄었는데 문의도 뜸…"마땅히 갈 곳도 없어"

현장에서는 전세 매물 부족과 높아진 보증금 부담으로 세입자들이 옮겨갈 집을 찾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다만 전세 매물 감소가 곧바로 활발한 신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일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전셋값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존 세입자들이 다른 집을 구하기보다 보증금을 올려주고 계속 거주하면서, 시장에 나오는 매물과 새로 집을 찾는 문의가 함께 줄었다는 것이다.

성북구 길음동의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있기는 하지만 가격이 턱없이 비싸다"며 "원래 전세 수요가 있는 지역이라 계약이 이뤄지기는 하는데, 요즘은 이전보다 거래가 뜸해졌다"고 말했다.

인근 돈암동의 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전세 매물이 거의 없다"며 "마땅히 옮겨갈 집이 없으니 전세금을 올려주고 기존 집에 계속 사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전세 매물이 줄어 세입자들의 선택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집주인의 실거주를 유도하는 정책이 임대 공급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이번 정부들어 규제 자체가 실거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다주택자 규제와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가 임대 공급을 위축시켜 무주택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대 제공자들이 사라지는 시장에서는 무주택자가 설 곳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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