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만에 출근 중단…자택서 자료검토 후 기자회견
배우자 급여·비례의원직·'언더조직' 의혹 직접 반박
교제폭력·돌봄 등 정책역량 강조…"청문회서 검증"
성평등부 "청문회 준비 계속…마지노선까지 최선"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이후 제기된 배우자 및 기본소득당 관련 의혹과 비례의원직 겸직 논란 등에 대해 처음으로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동안 인사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자 정면돌파에 나선 모양새다.
10일 성평등부에 따르면 용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청문회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지난 2일 첫 출근해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를 시작한 지 8일 만이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뉴시스에 "전날(9일) 저녁 늦게 후보자로부터 출근 없이 집에서 자료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 왔다"며 "거취 표명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후 용 후보자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여분간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들을 반박했다.
그는 "지난 후보자 지명 이후 지금까지 말도 안 되는 의혹들이 마치 실체가 있는 것처럼 보도됐다"며 "오늘까지도 청문회 일정조차 정해지지 못한 상황이라 국민께 소상히 말씀드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하나하나 설명하고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우선 용 후보자는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용 후보자는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원칙으로, 오히려 비례의원직 사퇴라는 관례가 정치인들 사이에 자리 나눠먹기로 사고됐던 게 아닌지 돌아봐야 된다"며 "비례 의원에 대해서만 다른 원칙을 적용한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배우자 박기홍 기본소득당 최고위원의 급여와 자신의 특별당비 납부를 둘러싼 논란도 적극 반박했다.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박 최고위원은 최근 5년간 기본소득당에서 총 1억2366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 후보자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자신의 정치자금 중 2억9360만원을 특별당비 명목으로 기본소득당에 납부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용 후보자의 정치자금이 당을 거쳐 배우자의 급여로 지급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한 시민단체는 용 후보자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용 후보자는 "제 배우자는 2020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6년 2개월 동안 당에서 근무했고, 육아휴직 약 12개월을 제외하면 월 평균 급여가 약 250만원이었다"며 "40세 근로자가 6년 동안 회사에서 258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에 어떤 문제가 있느냐. 배우자에게 월 250만원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당비를 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과거 용 후보자 부부가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비공개 정파인 이른바 '언더조직'에 참여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언더조직에 참여한 것을 부인할 생각은 없지만, 해당 조직은 성차별적·위계적 문화와 역량 부족 등을 이유로 2017년에 자체 해산했다"며 "저 역시 그 동료들의 문제 제기에 공감한다"고 했다.
혼전 순결과 낙태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진 언더조직 문건과 관련해서는 "낙태금지·혼전순결이 저의 신념이었던 적이 없고 저의 삶을 규율한 적도 없다"며 "낙태죄 폐지에 앞장서고 미프진을 도입하자는 '페미정당'으로 불리는 기본소득당과 저 용혜인이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당시 문제 제기가 이어질 때 제가 속한 공간에서 평등한 조직문화로의 쇄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며 "그 노력이 과거 동료들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부분은 새겨듣겠지만 문제 제기를 방조하거나 침묵했다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용 후보자는 이날 자신을 둘러싼 의혹뿐 아니라 성평등부 장관으로서의 정책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반박했다.
특히 성평등위원회 소관 법률 발의가 0건이라는 지적에 대해 "성평등부는 성평등, 청소년, 가족, 여성 고용 관련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로서 다른 부처 및 상임위원회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며 "육아휴직과 육아 불이익 방지 관련 법안, 생활동반자법, 아동·청소년 기본소득법 등을 발의했고 가정 밖 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 정책, 젠더폭력 대응 등의 의정활동도 해왔다"고 설명했다.
용 후보자는 교제폭력 방지와 일·돌봄 양립, 다양한 가족 형태 등에 대한 자신의 의정활동을 거론하며 성평등 정책과 비전 역시 청문회에서 검증받아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당사자들의 곁에서 함께 일하는 장관이 되고 싶다"며 "모두를 위한 성평등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용 후보자는 30여분간 의혹을 반박한 뒤 야당을 향해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오늘 인사청문회 일정 협의를 거부하고 예정된 전체회의를 열지 않았다"며 "그렇지 않다면 인사청문회를 열어달라. 저는 지금껏 준비해온 대로 오늘처럼 국민 앞에 성실히 답변드리겠다"고 말했다.
용 후보자가 11일 사무실 출근을 재개할지는 불투명하지만 성평등부는 국회 상황과 별개로 청문회 준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최문선 성평등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청문회 개최 여부와 관련해 "여야 간 협의가 잘 원활하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도 "저희가 청문회가 안 열리는 경우를 상정하고 일을 하고 있지는 않다. 마지노선까지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 법정 처리 시한은 22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국민의힘은 21일 청문회 개최를 각각 주장하고 있는 데다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상 국회가 인사청문요청서를 접수한 후 20일 이내 청문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기한을 정해 국회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재송부 기한까지 국회가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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