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821조 예산에 "부동산정책 실패 민심 달래려는 심산"

기사등록 2026/09/04 11:29:46

"한쪽에서는 돈줄을 죄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돈을 쏟아"

"부동산 불씨에 유동성이라는 기름을 또다시 붓는 격"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 송파구 잠실르엘에서 미리내집 사업과 관련 현장을 방문해 신혼부부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미리내집은 자녀를 출산하면 거주 기간을 최장 20년으로 연장하고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기회를 제공하는 서울시 저출생 주거 대책이다. (공동취재) 2026.09.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대 최대 규모 예산안 편성에 우려를 표하며 부동산 정책 실패를 가리려는 시도라고 규정했다.

오 시장은 4일 페이스북에서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 규모인 821조원으로 편성했다. 올해보다 무려 93조원 늘어난 '초팽창 예산'"이라며 "반도체 호황으로 국세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에 기대어 씀씀이부터 대폭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작 국가 채무는 1년 만에 106조원 늘어 15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세수가 늘어난 만큼 빚을 갚아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빚까지 더 늘려 시중에 돈을 풀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정부 정책에 모순이 있다고 봤다. 그는 "그동안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며 세금을 강화하고 대출과 거래를 옥죄어 왔다"며 "한쪽에서는 돈줄을 죄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돈을 쏟아 붓는 이 모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예산안이 서울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 시장은 "서울은 수요를 단기간에 충족시킬 만큼 충분한 주택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까지 커지고 있다"며 "정부가 부동산 불씨에 유동성이라는 기름을 또다시 붓는 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결국 부동산 정책이 실패할 조짐을 보이니 어떻게든 재정 지출로 경기를 떠받쳐 민심을 달래보겠다는 심산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오 시장은 이번 예산안이 서민 생활을 더 어렵게 만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물가가 오르고 주거비 부담이 커지는 데다 금리 부담까지 장기화되면 무주택자와 자영업자를 비롯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민생을 살리겠다며 풀어놓은 돈이 오히려 서민의 삶을 옥죄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시장은 국회를 향해 예산 삭감을 주문했다. 그는 "국회는 어느 때보다 엄정하게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해야 한다"며 "선심성·소비성 돈 풀기 예산은 과감히 걷어내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국가 채무를 관리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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