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홍수 키운 '검은 그을음'…"블랙카본이 히말라야 빙하 녹였다"

기사등록 2026/09/04 12:00:30

중국 연구진 "블랙카본, 태양열 흡수해 빙하 용융 가속"

남아시아發 오염물질…빙하 붕괴·홍수 위험 키워

코로나땐 빙하 덜 녹아…배출량 줄이면 피해 완화 가능

[카트만두(네팔)=뉴시스] 고승민 기자 = 히말라야 빙하가 차량과 공장 등에서 나온 블랙카본(그을음)에 덮여 더 빠르게 녹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구온난화로 약해진 빙하에 대기오염까지 더해지면서 빙하 붕괴와 홍수 등 대형 재난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30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일대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산맥 만년설 모습. 2026.08.3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선영 수습 기자 = 히말라야 고산지대 빙하가 자동차 배기가스와 석탄발전소, 공장 등에서 나온 블랙카본에 덮여 더 빠르게 녹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블랙카본은 화석 연료 등이 불완전 연소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검은 입자로, 흔히 그을음이라 불린다.

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남아시아로부터 넘어온 블랙카본이 히말라야 빙하 질량 감소량의 약 3분의 1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중국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중국과학 연구진은 남아시아발 블랙카본이 빙하 융해를 촉진하고 강수량을 줄여, 2007~2016년 히말라야 고체 수자원 저장량(빙하 질량) 감소량의 33.7%를 유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얼음이 녹으면서 생긴 물이 아래로 흐르면 내부에 터널을 만들어 빙하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심할 경우 빙하가 붕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블랙카본이 빙하 표면에 쌓이면 눈과 얼음의 햇빛 반사율이 떨어진다. 대개 깨끗한 고지대 눈은 햇빛의 최대 90%를 반사한다. 그러나 그을음이 눈과 얼음에 쌓이면 태양 에너지를 더 많이 흡수해 빙하가 빠르게 녹는다.

특히 네팔 랑탕과 같은 고산 지역이 블랙카본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해당 지역은 남아시아로부터 오염된 공기가 유입되는 곳으로, 최근 빙하 붕괴로 대홍수가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뉴질랜드 오타고대 연구진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진은 6년간의 위성 자료를 분석해 파키스탄 산업 지대에서 발생한 블랙카본과 광물성 먼지가 히말라야 고지대 빙하까지 이동하는 과정을 조사했다. 오염물질이 빙하 표면에 쌓여 얼음을 어둡게 만들고 녹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아비라 센굽타 뉴질랜드 오타고대 연구원은 오염이 통제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 많은 손실을 볼 수 있다"며 "네팔에서 봤던 것과 같은 홍수가 더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블랙카본은 강설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블랙카본이 산악 지역 공기에 열을 가두고 구름 형성을 변화시키면서 눈이 내리는 양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염물질이 눈과 함께 빙하 내부로 들어가 빙하 내부에 추가적인 용융을 일으킬 수도 있다.

네팔 트리부반대의 아슈토시 파우델 연구원은 "빙하 표면의 어두운 층이 열을 흡수하면 주변 얼음을 녹이고, 그 아래 갇혀 있던 먼지와 잔해층을 다시 드러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대기 오염원으로는 휘발유 차량 배기가스와 가정용 취사 난로, 전통 벽돌가마, 농경지·산림 화재 등이 꼽힌다. 다만 블랙카본은 대기 중 떠도는 기간이 수일에서 수주 정도로 짧아 배출량을 줄이면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다. 블랙카본 배출량을 줄이는 방안으로는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친환경 취사 시설 활용 등이 있다.

실제 2020년 코로나19 봉쇄 기간에는 대기오염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면서 히말라야의 눈이 더 밝아지고 눈 녹는 양이 최대 40% 감소했다는 인도 열대 기상학 연구소의 연구 결과도 있다. 해당 연구진은 대기오염을 줄이는 노력이 히말라야 빙하를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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