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없으면 집 팔라는 것"…세제 개편에 '고가 아파트' 매물 늘까

기사등록 2026/09/04 13:20:00

고령·장기보유자 세액공제 제한…저소득 고령층 부담 커질 듯

부읽남 "압구정·반포·한남 매물 증가 예상…전월세는 더 지옥"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30일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6% 상승했다. 전셋값도 0.11% 오르며 매매·전세가격이 동반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6.08.30.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정부가 확정한 2026년 세제개편안이 고가주택과 고령층의 세 부담을 높이는 큰 틀을 유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장기간 고가주택을 보유한 고령층의 세 부담이 크게 늘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물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정태익 부읽남TV 대표는 4일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서 "이번 세제개편안을 한 줄로 정리하면 세금을 두 배 이상 올릴 테니 능력 없으면 집을 팔라는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1등의 세율을 달성하겠다는 선언문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세제개편안 정부안을 최종 확정하면서 당초 세금 폭탄 논란이 일었던 강화안 일부를 철회했다.

반발이 컸던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세 부담 상한을 200%에서 150%로 되돌린 것이 골자다.

하지만 '현대판 고려장' 논란을 부른 고령 장기 1주택자 세액공제 상한,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에게 종전보다 불리해진 과세 방식 등 나머지 쟁점은 원안과 동일하다.

특히 고가주택을 장기간 보유한 고령층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고령자 등에 적용되는 종부세 세액공제에 절대 금액 기준 한도가 생기면서 저소득 고령층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그동안은 세금이 4000만원 나와도 장기보유나 고령자 공제로 일정 비율을 깎아줬는데 이제는 공제 한도를 절대 금액으로 막는다"며 "강남의 비싼 아파트를 보유했지만 소득이 적은 70~80대는 세금을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세 부담 상한 때문에 시점이 1년 정도 늦춰졌을 뿐 종부세 부담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양도소득세 부담도 문제로 꼽았다. 정부가 고가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제한을 원안대로 추진하면서 매각할 때도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초고가 아파트는 종부세를 계속 내야 하고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상당한 세금을 내야 한다"며 "결국 같은 급의 아파트로 갈아타기도 어려워져 안 팔면 평생 사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올해 들어 7월까지 강제경매를 통해 소유권이 이전된 서울 부동산이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 26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경매 전문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서울에서 강제경매 매각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가 신청된 부동산은 385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77건)보다 44.0% 증가해, 2010년 통계 공개 이후 역대 최다 규모다. 고금리와 대출 부담 등이 이어지면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부동산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026.08.26. xconfind@newsis.com

앞으로 실거주 비율이 커질 것으로도 봤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집주인이 임대하던 주택에 직접 들어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종부세뿐 아니라 양도세까지 아끼려면 결국 실거주가 답이라는 분위기가 여전하다"며 "올해 세제개편에서 살아남았더라도 내년에 다시 비거주자를 규제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라고 지적했다.

이어 "집주인 입장에서는 괜히 비거주 했다가 불이익을 받느니 세입자를 내보내고 들어가자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서울 임차가구 중 일부만 이런 영향을 받아도 대규모 이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거주를 강화할수록 전월세 공급이 줄어 세입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정 대표는 "갭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무주택자가 살 수 있는 전월세 주택도 공급된다"며 "결국 무주택 전월세 세입자들에게 고통스러운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개편안대로 시행되면 압구정과 반포, 한남 등에서 매물이 증가할 것"이라며 "전월세 시장은 지옥 뒤에 더 큰 지옥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수준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