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승리' LG 박시원 "곽빈과 맞대결 의식 안해…주영이 형 믿었다"

기사등록 2026/09/03 22:17:42

두산전서 5이닝 무실점 호투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박시원이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9.03jinxijun@newsis.com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로 손꼽히는 두산 베어스 에이스 곽빈과 선발 맞대결에서 데뷔 첫 승리를 따내고도 LG 트윈스 프로 2년차 우완 투수 박시원은 덤덤했다.

"곽빈 선수와 선발 맞대결이라는 것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면서 데뷔 이후 처음으로 5이닝을 소화한 스스로에게 뿌듯함을 드러냈다.

3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26 신한 쏠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박시원은 5이닝 동안 안타 2개, 몸에 맞는 공 2개만 내주고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해 프로 데뷔 첫 승리를 따낸 후 "첫 승리에 대한 열망이 있었는데 해소해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시원이 호투를 이어가던 4회초 오스틴 딘이 중월 솔로포를 때려내면서 1-0의 리드를 잡은 LG는 불펜진까지 줄줄이 호투하면서 그대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LG의 1-0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박시원도 데뷔 첫 승리를 품에 안았다.

202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전체 60순위로 LG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시원은 올 시즌 구원 투수로 뛰다가 지난달 중순부터 선발로 보직을 바꿨다.

LG 투수진에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대체 선발이 필요한 상황이 됐고, 염경엽 LG 감독은 박시원에게 선발 기회를 주기로 했다.

지난달 15일 잠실 SSG 랜더스전부터 선발로 기회를 얻은 박시원은 선발로 충분히 준비가 돼 있지 않은 터라 5이닝 이상을 던진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날 데뷔 이후 처음으로 5이닝을 채웠고, 데뷔 첫 승리의 기쁨까지 누렸다.

두산 선발이 올 시즌 투수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하는 곽빈이었지만, 박시원은 주눅들지 않고 당당히 역투를 펼치며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박시원은 "곽빈 선수와 선발 맞대결이라는 것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5이닝을 던지겠다는 개인적인 목표만 생각했다"며 "임찬규 선배님도 '상대 투수는 신경쓰지 말고 네가 할 것만 하면 된다'고 조언해주셨다.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첫 승을 한 것보다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했고, 목표한 5이닝을 던진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를 이룬 나를 칭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의 데뷔 첫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은 아슬아슬했다. LG 타선은 오스틴의 선제 솔로포 이후 추가점을 내지 못했고, 살얼음판 리드가 이어졌다.

애초 염경엽 LG 감독은 미국에서 돌아와 LG와 계약하고 이날 1군에 등록된 고우석이 컨디션이 괜찮으면 세이브 상황에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9일 오후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초 LG 박시원이 공을 던지고 있다. 2026.06.09. 20hwan@newsis.com
올해 마무리 투수로 뛰는 손주영이 지난 1일과 2일 두산전에 연달아 등판한 탓이다. 선발로 뛰다 올해 불펜으로 전환한 손주영에게 3일 연속 등판이 무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1일 귀국한 고우석이 시차 적응 등으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손주영이 등판을 자처했다. 결국 염 감독은 트레이닝 파트의 의견까지 묻고서야 손주영의 투입을 결정했다.

1-0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손주영은 김민석에 3루타를 맞고 조수행을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 3루 위기를 만들었따. 그러나 대타 박지훈을 3루수 땅볼로 잡아 팀 승리를 지켜냈다.

박시원은 "조마조마하긴 했는데 (손)주영이 형이 점수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첫 승리가 날아간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며 "주영이 형이 3일 연속 등판을 하면서까지 나의 승리를 지켜준 것 같아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우리 팀이 3일 연속 등판이 거의 없었던 팀이다. 주영이 형이 세이브 상황에 등판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동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미래를 위한 선발 수업을 받고 있는 박시원은 "이전 경기에서 4이닝을 던지면서 경험이 쌓였고, 체력을 안배하는 법도 배우면서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직전 등판에서는 썩 좋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1⅔이닝 동안 8개의 안타를 맞고 6실점으로 무너져 패전의 멍에를 썼다.

박시원은 "내가 좋았을 때를 생각해보면 타자와의 싸움에서 자신감 있게 붙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직전 등판에서는 긴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는 생각에 자꾸 도망가는 투구를 했고, 볼카운트도 불리해졌다"며 "오늘은 무조건 스트라이크만 던지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5이닝 소화'라는 목표를 이루고 데뷔 첫 승리를 이뤄낸 박시원은 계속해서 같은 목표를 가지고 마운드에 서겠다는 생각이다.

박시원은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목표했던 5~6이닝을 해내면 결과는 따라온다고 생각한다"며 "팬 분들도 내가 5이닝을 책임져주는 투수라는 생각을 하시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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