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이견 못 좁힌 채 송치된 방시혁 수사…검찰 처분 주목

기사등록 2026/09/03 17:21:08

두 차례 구속영장 신청에도 검찰 잇따라 반려

"자본시장 공정성 저해"…檢은 소명 부족 판단

검찰 기소 주목…추가 보완수사 요구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난해 9월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09.15. ks@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신유림 기자 = 지난 2019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고 속여 수천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년 9개월여간 경찰 수사를 받은 끝에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이 방 의장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잇따라 반려한 데 이어, 혐의 성립에 필요한 구성요건을 두고 검·경 간 법리 판단에도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향후 검찰 처분에 관심이 쏠린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날 방 의장을 포함해 하이브 경영진·사모펀드 관계자 5명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방 의장이 2019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존 주주들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고 알리는 등의 방법으로 지분 매각을 유도한 뒤, 하이브 상장에 따른 주가 상승으로 이익을 얻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방 의장 혐의가 중대하다고 보고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모두 검찰 단계에서 "소명이 부족하다"며 반려됐다.
    
경찰과 검찰은 사기적 부정거래의 구성 요건인 '사회적 법익의 침해'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는 단순히 투자자가 손해를 입었다는 사실로는 성립되기 어려워서다.

경찰은 상장 정보를 경영진이 독점한 상태에서 기존 주주와 사모펀드 투자자 사이에 정보 불균형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이익을 취득한 일련의 행위 전체를 사회적 법익의 침해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체적인 구조를 봤을 때 단순히 구주주 매입만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상장에서 차익을 얻기 위한 전체적인 그림에서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저해한 행위라고 봤다"고 했다.

반면 검찰은 기존 주주들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고 설명하고 주식을 매입한 부분을 중심으로 이 사건이 개인적 법익 침해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시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전경. 2025.09.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경찰이 주장하는 사기적 부정거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재산상 피해를 넘어 자본시장 질서와 공정성을 침해했는지의 여부를 증명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부정한 수단·계획·기교가 있었는지와 그 행위와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었는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석상엽 법무법인 일로 변호사는 "일반 형법에서는 개인적 법익과 사회적 법익이 죄명에 따라 구분돼 있지만, 자본시장법은 이 같은 법익을 명시적으로 구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해석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는 개별 피해자의 재산뿐 아니라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와 공정성 등을 보호하는 취지가 있다. 그러나 사회적 법익 침해는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그 침해 정도와 손해를 산정하기도 상대적으로 어렵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검찰로서는 재판에 가서 사기적 부정거래를 유죄로 인정받으려면 적어도 명확한 인과관계를 따져야 한다"며 "사회적 법익 침해의 경우 누가 어느 정도 손해를 봤는지를 증명하기가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이날 방 의장을 불구속 송치하면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경찰이 넘긴 수사 기록과 증거를 토대로 혐의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다시 판단하게 된다.

추가 보완수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미 경찰은 검찰과 수사 단계에서부터 법리 검토를 진행해왔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방 의장의 신병 확보에도 실패한 상황이다.

당초 검찰이 사기죄로 혐의를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검찰 관계자는 "사기죄로 적용하라고 한 적은 없다"며 경찰에 요구한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보완수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경찰과의 주요 이견이 '사회적 법익 침해' 여부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하려면 구성 요건이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 소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어 보완수사를 요구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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