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낙하 원자의 ‘양자 위상’ 첫 직접 측정
등가원리·양자역학 예측, 이번 실험에서 일치
영국 더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옥스퍼드대 발표와 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네게브 벤구리온대와 독일 울름대, 영국 옥스퍼드대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202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로저 펜로즈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도 공동저자로 참여했으며, 실험은 네게브 벤구리온대에서 이뤄졌다.
이번 연구의 의의는 자유낙하하는 원자의 ‘양자 위상’을 처음 직접 측정했다는 데 있다. 중력이 원자 등 양자 입자에 작용한다는 사실은 앞선 실험에서도 확인됐지만, 자유낙하하는 원자와 공중에 붙잡아 둔 원자의 위상을 직접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자 위상은 원자를 파동으로 볼 때 그 진동이 어느 지점에 이르렀는지를 나타내는 값이다. 연못의 두 물결이 겹치면 물결이 커지거나 작아지는 것처럼, 갈라졌다가 다시 만난 원자 파동도 위상이 맞으면 강해지고 어긋나면 약해진다. 연구진은 이때 생긴 무늬로 두 파동 사이의 미세한 차이를 측정했다.
현대 물리학에서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과 시공간을, 양자역학은 원자와 그보다 작은 입자의 움직임을 설명한다. 두 이론은 각자의 영역에서 거듭 검증됐지만, 별에서 원자까지를 하나의 틀로 설명할 이론은 아직 없다. 일반상대성이론을 만든 아인슈타인 자신도 생애 마지막 30여 년을 중력과 전자기력을 하나로 묶는 ‘통일장이론’ 연구에 바쳤지만 끝내 완성하지 못했다. 그가 주로 묶으려 한 대상은 중력과 전자기력이었으며, 오늘날에는 중력과 양자역학을 함께 설명하는 일이 물리학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과학자들은 이 원리가 원자처럼 작은 양자 물체에도 적용된다면 자유낙하하는 원자의 양자 위상이 낙하 시간에 따라 일정한 방식으로 달라져야 한다고 예측했다. 오래전부터 제시된 예측이지만 변화가 너무 작아 직접 측정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루비듐-87 원자 약 2만개를 절대영도인 영하 273.15도에 가까운 온도로 냉각해 하나의 큰 양자 물체처럼 움직이게 했다. 이어 원자들의 물질파를 두 갈래로 나눠 한쪽은 자기력으로 공중에 붙잡고, 다른 쪽은 위로 밀어 올렸다가 중력에 따라 자유낙하시켰다. 연구진은 갈릴레오의 낙하 실험에 빗대 이 장치를 ‘양자 갈릴레오 간섭계’라고 불렀다.
두 경로가 다시 만났을 때 연구진은 원자 파동을 합쳐 생긴 간섭무늬를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 무늬를 분석하자 자유낙하한 원자의 위상 변화가 아인슈타인의 등가원리를 양자세계에 적용했을 때의 예측과 일치했다.
연구를 이끈 론 폴먼 네게브 벤구리온대 교수는 “현대 물리학의 두 기둥은 지금까지 하나의 이론 틀로 묶이지 않았다”며 “이번 복잡한 실험은 두 이론을 어떻게 통합할지 더 많은 단서를 준다”고 말했다.
옥스퍼드대는 이번 장치가 공동저자인 펜로즈 교수의 가설을 시험하기에는 원자의 질량이 아직 너무 작고 관측 시간도 짧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나노다이아몬드처럼 훨씬 무거운 물체를 이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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