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 '3시 하교'에 교원단체 "폐기"·학부모 "환영"

기사등록 2026/09/03 16:16:04

국교위·국회미래연·KEDI,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포럼

[서울=뉴시스]사진은 하교 중인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 2024.3.28.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초등학교 저학년의 교육시간을 늘려 오후 3시께 하교하도록 하는 방안을 놓고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가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교육적 근거와 인력·재정 대책이 부족하다며 논의 중단을 요구한 반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돌봄 공백과 사교육 의존을 줄일 수 있다며 정책 도입에 찬성했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초등교사노조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이날 국회미래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KEDI)과 공동으로 개최한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포럼'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교육시간 확대의 필요성을 뒷받침할 교육적 근거와 현실적인 대책이 모두 부재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포럼에서 우리나라 초등학교 1·2학년 연간 정규수업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평균보다 234시간 적다는 점 등이 교육시간 확대의 근거로 제시됐지만, 정작 초등 저학년 학생에게 현재 어떤 교육이 부족한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육아휴직 증가와 사교육비 격차, 늘봄학교 운영 등 돌봄 문제를 교육시간 확대의 근거로 제시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노조는 "교육시간 확대의 근거가 전부 돌봄에 있다면 이는 교육정책이 아니라 돌봄정책"이라며 "돌봄 공백은 부모의 노동환경 개선과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책임 있는 돌봄체계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시간 확대에 필요한 교원 규모에 대한 포럼 발제자들의 진단이 서로 달랐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한 발제에서는 학령인구 감소로 생기는 교원 여력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 반면, 다른 발제에서는 최대 약 1만290명의 추가 교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정부가 교원 정원을 줄이고 지방교육재정 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수업시간을 늘리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 등으로 교원의 교육활동이 위축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이번 포럼에서 교육시간 확대의 교육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고 두 발제의 교원 수요 추산도 엇갈렸다"며 "교육은 학교가 책임지고 돌봄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지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초등 저학년 '오후 3시 하교' 정책 도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학부모회는 현재 초등 저학년 학생들이 오후 1시 안팎에 하교하면서 맞벌이 가정을 중심으로 돌봄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아이들이 여러 학원을 전전하는 이른바 '학원 뺑뺑이'가 나타나고 있으며, 사교육비 부담과 여성 보호자의 경력 단절, 교육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학부모회는 "오후 3시 하교 정책은 국가와 학교가 돌봄과 교육의 공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조치"라며 정책 추진 자체에는 찬성했다.

다만 오후 3시까지 늘어나는 시간을 기존 교과수업의 단순 연장으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놀이와 체육, 문화·예술, 창의적 체험활동 등 초등 저학년의 발달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고 이를 위한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에게 추가 부담이 전가돼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는 교원단체와 비슷한 문제의식도 나타냈다. 학부모회는 별도의 전담 인력을 확보하고 충분한 예산을 투입해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교 하교시간 연장과 함께 부모의 노동환경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육자의 출퇴근 제도 개선과 노동시간 단축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학교가 모든 돌봄 문제를 떠안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학부모회는 "3시 하교 정책의 이름이나 시행 여부 자체보다 그 안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하고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단순한 시간 연장이 아닌 돌봄과 교육의 질적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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