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과정 주소 노출 토로
신변보호 조치 실효성 아쉬움도
남은 자녀 위한 대책 마련도 요청
유족 측은 3일 입장문을 통해 "사랑하는 가족을 갑작스럽게 잃은 슬픔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며 "고인은 자신과 아이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전했다.
피해자인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4번에 걸쳐 경찰에 남편 B씨에 대한 가정폭력 피해를 호소했으며 수원에서 광주로 거처를 옮겨 이혼 소송 절차를 밟아 왔다.
A씨는 자신의 위치가 알려질까 두려워 차량 내비게이션 기록과 블랙박스 영상까지 지우며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노력에도 이혼 소장을 통해 주소가 노출되자 A씨는 가족에게 눈물을 흘리며 전화, 두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자신의 흔적을 감추며 조심했던 고인의 주소가 이혼 소송 과정에서 소장을 통해 노출됐다"며 "법적으로 이혼 소송 전 주소 비공개를 위한 별도의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하지만, 이혼 소송을 처음 겪는 평범한 사람이 이러한 제도를 미리 알고 필요한 절차를 하나하나 찾아 신청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스마트워치를 비롯한 신변보호 조치 실효성에 대한 아쉬움도 언급했다.
유족은 "위급한 순간 신고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는 것만으로 피해자의 생명을 온전히 지킬 수는 없었다. 범행은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났다"며 "임시거처 또한 피해자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아니었다"고 했다.
경찰이 제공한 임시거처가 A씨 직장과 자녀의 어린이집과 멀리 떨어진 데다 외출에도 제한이 있어 기존 일상을 이어가기에 현실적 어려움이 컸다는 것.
결국 안전을 위해 피해자가 기존 생활을 포기하거나 크게 바꿔야 하는 것인데, 기약없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이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았다는 것이 유족 설명이다.
유족은 "고인이 원했던 것은 특별한 보호가 아니었다. 다만 가해자의 위협 속에서도 자신과 아이가 안전하게 평범한 일상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랐다"며 "가해자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겨진 자녀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신변보호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유족은 "가해자에게 낮은 형이 선고돼 언젠가 다시 사회로 돌아오게 된다면, 아이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과연 가해자로부터 안전할 수 있을지 저희 가족은 너무나 두렵다"며 고인의 죽음이 또 하나의 안타까운 사건으로만 남지 않고, 이번 일을 계기로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는 제도가 실제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돌아봐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일 오전 오전 7시18분께 경기 광주시 능평동 한 다세대주택 계단에서 공무원 신분 남편인 B씨가 아내인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B씨는 5세 딸이 있는 현장에서 흉기 두 점을 A씨에게 수 차례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직후 달아는 B씨는 4시간여 뒤인 오전 11시39분께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한 모텔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에서 "최근 이혼 소장을 받았는데, 위자료나 양육비 등 전반적으로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히 B씨는 이혼 소장을 통해 B씨 주소지를 파악한 뒤 범행을 결심하고, A씨가 출근하는 시간대를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다발성 자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씨는 병원에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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