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 매물 16% 줄자 중대형 오피스텔로 수요 이동
전세가율 84.2% 역대 최고…"중대형 임차 수요 이어질 것"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아파트보다는 상승 폭이 제한적이지만 최근 몇 년간 오피스텔 임대료가 눈에 띄게 올랐어요."
지난 3일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에는 가족 단위로 생활할 수 있는 중대형 오피스텔을 찾는 임차인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아파트 가격이 워낙 많이 오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오피스텔을 찾는 손님이 늘었다"며 "마포는 직장인 수요가 탄탄하고 교통과 생활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임대는 물론 실거주 목적으로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서울 오피스텔 전셋값이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동시에 뛰면서 상대적으로 진입 부담이 낮은 오피스텔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어서다. 특히 역세권이나 업무지구 등 입지가 좋은 곳을 중심으로 임대 수요가 몰리는 가운데 가족 단위 거주가 가능한 중대형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대체 주거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오피스텔 전셋값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서울 오피스텔 평균 전셋값은 2억3737만원으로 전월(2억3628만원)보다 109만원(0.46%) 올랐다. KB국민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해 12월 기록한 2억3659만원이었다.
특히 중대형 오피스텔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 오피스텔의 평균 전셋값은 4억7236만원으로 한 달 새 931만원(2.01%) 상승했다. 전용 85㎡ 초과 대형 오피스텔도 8억1689만원으로 0.53% 올랐다.
반면 원룸형인 전용 30㎡ 이하 오피스텔의 평균 전셋값은 1억6634만원으로 전월(1억6647만원)보다 0.08% 하락했다.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중대형 주거상품에 수요가 몰리는 동안 초소형 오피스텔은 상대적으로 외면받는 모습이다.
중대형 오피스텔 전셋값 상승은 서울 아파트 전세난과 맞물려 있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실거주 요건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전세 매물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2만371건으로 지난해 10월 15일(2만4369건)보다 16.4% 감소했다. 반면 이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보다 1.1% 올라 오피스텔 평균 상승률(0.46%)을 크게 웃돌았다.
아파트 전세 물건이 줄어드는 데다 전셋값까지 오르자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고 아파트와 비슷한 주거 환경을 갖춘 중대형 오피스텔이 대체 주거지로 부상한 것이다.
공급 감소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2021년 2만1128실에서 올해 1700실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는 늘고 있지만 새로 공급되는 물량은 크게 줄어든 셈이다.
전세가율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8월 서울 오피스텔 평균 전세가율은 84.2%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세가율은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로, 매매가격에 비해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을 의미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당분간 중대형 주거용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전셋값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파트 전세 매물이 줄어든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고 아파트와 비슷한 주거 환경을 갖춘 중대형 오피스텔로 수요가 유입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서울 오피스텔 입주 물량까지 급감하면서 전세시장 내 공급 부족이 심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아파트의 높은 가격 부담과 전세의 월세화가 맞물리면서 주거용 오피스텔로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아파트의 높은 가격 부담과 전세의 월세화가 오피스텔로 수요가 이동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역세권 입지와 주거 편의시설을 갖춘 대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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