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에서 방출 대기 후 FA 선택…친정팀 LG 복귀 결심
줄곧 마이너리그에서 뛰어…"부족한 선수들이라는 이미지, 잘못 생각해"
4년을 채우면 KBO리그에서 프리에이전트(FA)가 되는 고우석은 자격 취득 후 미국 도전 여부를 묻는 말에 "당장의 경기가 더 중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고우석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6 신한 쏠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전 취채진과 만나 공식 인터뷰를 갖고 "마이너리그를 떠올렸을 때 아직 부족한 선수들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나도 경험하기 전에는 그런 생각을 일부 갖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잘못 생각한 것이었다. 내가 느끼지 않았으면 몰랐을 일"이라고 돌아봤다.
3년 간의 미국 생활을 돌아보며 고우석은 "내가 조금 더 잘했으면, 준비가 더 잘 돼 있었다면 하는 후회가 남는다. 후회가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털어놨다.
국내 프로야구 규약에 따라 정규시즌 네 시즌을 채우면 FA 자격을 다시 취득할 수 있는 고우석은 "미국 무대를 피부로 느끼고 왔다. 그것을 뛰어넘는다면 내가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보다 당장의 경기를 어떻게 할 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미네소타 트윈스로부터 방출 대기 조처된 후 영입을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자 프리에이전트(FA)를 택한 고우석은 LG와 연봉 5억원에 계약했다. 다만 잔여 시즌 3개월 연봉만 인정돼 실수령액은 1억5000만원이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 고우석은 "지난 주까지 경기를 뛰어서 이상이 있는 상태는 아니다. 경기에 충분히 나갈 수 있다"며 "귀국하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에 언제 등판할 지는 감독님, 팀과 이야기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고우석과의 일문일답.
-오랜만에 돌아온 소감은.
"LG로 돌아올 수 있게 돼 기쁘다. 경기 수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좋은 대우 해주셔서 감사하다. 잘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돌아오게 된 과정은.
"두 번째로 방출 대기 조처됐고, 마이너리그 이관되면 FA를 선택할 수 있었다. 사흘 동안 기다렸는데 영입을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았다. 미네소타는 마이너리그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FA 신청을 하게 됐다. 기다리는 3일 동안 여러 상황을 고려해봤다. 이적하게 되면 열심히 던지면 됐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을 때 어떤 것이 도움이 될 지 고민했다. 미국에 남는 것, 한국에 돌아오는 것이 선택지였다. 올 시즌 던진 경기 수나 이닝 수를 고려했을 때 시즌을 마무리하고 개인 훈련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했다. 여러가지를 고려한 끝에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한국 복귀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이 가장 큰 이유였다. 아내가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고, 첫째도 많이 컸다. 마음이 쓰였다. 5월부터 LG에서 복귀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있었기에 언제 돌아갈까 계속 고민했다. 5월에 제안을 받고 미국에 남기로 결정한 것이 메이저리그에 가야겠다는 목표 때문은 아니었다.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시작해 빅리그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이 크지 않았다. 다만 미국에서 보내는 2년 동안 어려운 환경 속에서 배운 것들이 맞는 것인지 알고 싶었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5월에 제안을 받았을 때에는 미국에 남았다."
-4경기 밖에 뛰지 못했지만 빅리그를 경험했는데.
"내가 준비가 더 잘 돼 있었다면 빅리그 무대에 있는 선수들처럼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늘구멍에 실이 들어갈 만한 기회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어떻게든 살아남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잘 되지 않았던 것은 내가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지난주까지 공을 던져서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상태다. 귀국하고 시간이 얼마 안 돼서 언제 경기 등판할지는 감독님과 이야기를 해봐야할 것 같다."
-LG 유니폼을 입으니 기분이 또 다를 것 같은데.
"다른 생각이 들 것 같았는데 경기를 준비해야하니 시즌의 연장선에 있는 것 같다."
-미국에서 어떤 것을 배워왔나.
"마이너리그에 있으면서 타자랑 승부하는 것에 대해 배웠다. 다만 리그가 달라져서 빨리빨리 적응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국 생활을 정리하며 남는 후회나 미련은 없나.
"후회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내가 조금 더 잘했으면, 준비가 잘 돼 있었으면 하는 후회가 크다. 후회가 남지만, 그 후회를 시즌을 치르고 발전해나가면서 좋은 이야기로 만들고 싶다."
-4시즌을 더 뛰면 FA인데 다시 미국 무대에 도전하고 싶나.
"내가 피부로 느꼈기 때문에 그것을 뛰어넘는다면 모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다. 그거보다 당장의 경기가 더 중요하다."
-미국이 한국과 가장 다르다고 느꼈던 점은.
"메이저리그 이야기를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경력이 안 된다. 경험해보기 전까지 마이너리그는 아직 부족한 선수들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런 곳에서 잘해야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하지만 뛰어보니 아니더라. 잘못 생각한 것이었다. 느껴보지 않았다면 절대 몰랐을 것이다.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고, 좌절하며 실망했다."
-3년 동안 투수로서 어떤 부분이 성장했나.
"한국에서도 성적이 좋은 시즌이 있고 안 좋은 시즌이 있었다. 왜 좋았는지, 나빴는지 잘 몰랐다. 미국에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 내가 이것을 찾아내고 한국에 돌아간다면 진짜 내 것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올 시즌을 미국에서 보내려 했다."
-글러브 이물질 적발 사건이 있었는데.
-징계 이후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여파가 있었던 것인가.
"징계를 마치고 복귀해서 2경기를 뛰는데 괜찮았다. 그런데 이후에 컨디션이 확 나빠지더라.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심각하게 아픈 것은 아니었지만, 뭉치는 느낌이 있었다. 경기에 못 나갈 정도는 아니어서 시즌을 치러나갔는데, 메이저리그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 오버 페이스가 됐다. 컨디션이 더욱 저하되면서 제구도 나빠지기 시작했다."
-야구 외적인 생활은 어땠나.
"처음에 미국 나가면서 팀 동료들이랑 잘 지내야한다는 조언을 많이 들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3년을 지내다보니 영어를 잘 하지 못하더라도 선수들과 지내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고교 졸업 직후 미국에 직행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어려운 결정이다. 그런 결정을 내리고 가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좋은 미래를 꿈꾸고 메이저리그에 가곗다는 포부를 갖고 있을 것이다. 내가 어떤 생각으로 미국에 갔는지만 잊지 않았으면 한다. 쉽지 않고 어려운 길인 것은 맞다. 그러나 사람마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 힘들다고 생각하면 끝도 없이 힘들다. 그저 야구를 한다고 생각하면 괜찮을 것 같다."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다녀온 것이 시즌을 치르는데 어떤 영향을 줬나.
"선수들이 WBC를 잘 치러서 좋은 것 같다고 했다. 공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하더라. 그러나 이미 파악이 끝난 상황이라 내가 몇 경기 잘 던진다고 해서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으니까 조금은 희망을 가졌는데, 마이너리그로 돌아가니 '이게 현실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운 순간이었지만, 도망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빅리그 올라간 순간이 야구 인생에 어떤 의미였나.
"미국에서 야구하는 선수들도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것 자체로 대단하다고 생각해준다. 서로 응원하고 박수쳐준다. 스스로는 좋았지만, 어떻게든 기회를 잡고 싶다는 생각에 쫓겼다. 내가 아직 이 리그에서 계속 뛸 수 있을 정도의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
"그동안 겪은 많은 과정이 정답일 것이라 생각하면서 내 성장의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 이것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남은 경기 수가 많지 않고, 경기 차도 조금 있다. 그러나 뒤집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팀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