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KTX 객차 내에서 냄새 진한 햄버거와 맥주 취식이 가능하느냐'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나도 햄버거를 좋아하지만 양파 냄새가 너무 맵다"며 "(냄새 맡기가) 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다른 선택지도 있을텐데 솔직히 왜 냄새 나는 음식을 가지고 와서 모르겠다"며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슷한 갈등은 이전부터 반복됐다. 지난 1월에는 인천지하철 1호선에서 한 청소년이 컵라면을 먹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발생했다. 목격자는 "국물 없는 비빔면으로 추정되지만 그래도 냄새가 열차 안에 가득 퍼졌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열차 내 취식 행위가 자연스러운 문화로 여겨졌지만, 교통수단의 발달로 이동 시간이 단축되고 업무 목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인식이 달라졌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 내 취식을 둘러싼 민원도 급증했다.
지하철 운영 업체들은 열차 내 취식 행위 자제를 권고하고 있지만 승객을 제재할 명확한 근거는 없다. 서울교통공사 여객운송약관 제35조에 따르면 '불결 또는 악취로 인하여 다른 여객에게 불쾌감을 줄 우려가 있는 물건'은 휴대금지품에 해당하지만 취식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았다. 한국철도공사의 여객운송약관에도 취식 관련 조항은 존재하지 않아 고속열차에서도 관련 문제가 이어지는 실정이다.
반면 서울 시내버스는 음식물 반입 기준을 구체적으로 두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8년 관련 조례를 개정해 내용물이 밖으로 흐르거나 샐 수 있는 음식물, 포장되지 않아 차 내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물을 가지고 타는 승객은 운전자가 운송을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제도 도입 당시에는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차츰 대중교통 문화의 일부로 정착하면서 타 대중교통에도 관련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가이드라인을 만든다고 해도 허용 범위 설정에 대한 논란이 남아있다. 모든 취식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과하다는 인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내버스와 달리 장거리를 이동하는 고속버스, 고속열차 승객에게는 대중교통 이동 시간이 제대로 식사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일 수 있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음식 종류에 따라 허용 여부를 나누는 것도 쉽지 않다. 승객의 성향에 따라 허용 여부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하 일각에서는 "열차 내에 식당 칸을 따로 두자"는 절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결국 대중교통 내 모든 취식 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상황을 반영하는 유연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통수단의 특성과 이동 시간에 따라 기준을 달리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일본은 신칸센 등 장거리 열차에서 취식을 허용하지만, 지하철·통근열차에서는 냄새가 강한 음식의 섭취를 피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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