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2차 이전 대상·지역 발표 미룬 까닭은

기사등록 2026/09/03 14:09:31

수도권 소재 350여곳 대상…기관 특성·지역 안배 고려 필요

'직원 반발' 넘어야 할 큰 과제…국토장관 "공론화 본격 착수"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한성숙 국무총리·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9.03.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과 지역 발표를 미룬 것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협의가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0월 6일부터 시작해 27일까지 3주간 진행되는 국정감사 일정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당초 8~9월 발표를 공언했지만 이를 10월로 연기한 데 이어 이번에 또 '4분기(10~12월) 중'이라고 번복했다.

시간을 벌면서 천천히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전 계획을 만들되, 그 시기를 모호하게 밝힘으로써 향후 발표 지연에 따른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로서는 빨라도 11월 초에나 발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되는데 중간에 국정감사가 끼어 있다. 그 기간에는 사실상 논의가 활발하게 안 된다"며 "(발표) 시기가 늦어진 게 맞고, 더 늦출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지역주도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대상 기관 수가 많고 기관별 업무 특성도 제각각이다.

현재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은 350여 곳으로 추산되는데, 1차 이전과 같이 지역별 '나눠먹기식' 배치가 재현되면 이전에 따른 파급효과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2019년 마무리된 1차 이전은 153곳이 지방으로 옮겨갔다. 기관당 평균 900억원을 들여 이전했지만 오히려 전국 10개 혁신도시 인구가 2023년 이후 수도권으로 순유출돼 인구 분산 효과는 떨어졌다. 자발적 퇴직자가 늘면서 공공기관 능력 저하와 행정 낭비로도 이어졌다.
 
김 장관은 "수도권 소재 150개 기관 5만여 명이 행복도시와 10개 혁신도시로 1차 이전한 결과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지만 한계도 분명했다"고 시인했다.

이전 추진 과정에서 대상 기관 직원의 반발은 넘어서야 할 최대 과제다.

중앙행정기관과 달리 공공기관은 별도의 법 개정이 필요하고 노조 저항이 상대적으로 큰 상황이다. 당장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예금보험공사와 3개 국책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은 대규모 집회를 연 데 이어 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납득할 수 있는 지역 안배도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하나다. 1차 이전때의 기계적·정치적 고려보다는 지역 생태계 결합을 통해야 지역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게 된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일부의 이견과 이해관계의 벽이 없지 않을 것"이라며 "지방정부와 노동계 등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경청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전 계획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주 여건과 인재 정착도 후속 보완과제가 아닌 초기 설계의 핵심 조건으로 다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국토부 주도로 관계부처 협의, 노정 협의, 지자체 의견수렴 등 본격적인 공론화 절차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정성호 한국재정정보원 선임연구위원은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의 전개와 구조적 한계' 논문을 통해 "결국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효과는 '이전' 자체가 아니라 지역 내 산업, 인재, 생활, 거버넌스와의 '결합'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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