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관세 韓 겨누나…통상전문가 "실제 부과 쉽지 않아"

기사등록 2026/09/04 06:00:00 최종수정 2026/09/04 06:12:24

반도체 수출 1~8월 우상향…관세 부과되도 호조세 유지 예상

정부 "상황 예의주시 및 대응책 마련"…"관세 현실화 어려워"

[워싱턴=AP/뉴시스]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설을 듣고 있다. 2026.09.02.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 수요와 맞물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호조세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통상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 부과는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다 관세를 부과하면 자국 기업들의 피해가 적지 않아 실제 실행 여부는 적을 수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4일 외신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새로운 반도체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기존 제약업계에 부과한 관세와 유사하게 미국 내 투자와 생산을 강제하기 위해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일정 기간 유예를 하고 향후 정해진 수입량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구상을 설명했다.

미국 내 반도체 수입품에 대해 관세가 부과되면 우리나라 수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공산이 크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1~8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수출은 1월 205억 달러, 2월 251억 달러, 3월 328억 달러, 4월 319억 달러, 5월 372억 달러, 6월 448억 달러, 7월 410억 달러, 8월 467억 달러 등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대체적인 견해는 미국이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반도체 수출 호조세는 쉽게 꺽이지 않을 것이라고 모아진다. 현재 반도체의 경우 수요가 공급보다 높은 상황이라 관세 부과에 따라 우리 기업들의 피해는 적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구글·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 확대로 AI 인프라 수요가 견조하게 지속되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중이다.

DDR5 16Gb가격은 올해 4월 35달러에서 8월 46.5달러로 지속 증가했다. 낸드 128Gb는 같은 기간 24.2달러에서 30.48달러로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과거보다 상승폭은 소폭 감소했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관가에선 미국의 이번 반도체 관세 부과 방침에 대해 대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카드로 해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관세 부과가 아닌 우리나라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기 위함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주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우리나라의 투자를 압박하기 위해 반도체 관세를 거론했지만 실제 부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국과 반도체 관세 부과와 관련해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은 만큼 우리 기업에 불리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를 찾은 한 관람객이 반도체 웨이퍼 사진을 찍고 있다. 2026.02.11. xconfind@newsis.com


통상 전문가들도 이번 미국의 반도체 부과가 현실화되기 힘들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미국이 관세 부과를 현실화할 경우 자국 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의 반발로 관세 부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면 가장 큰 피해는 미국이 본다"며 "반도체 가격이 올라가면 AI 발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AI 시대 패권을 중국에게 넘겨줄 수 있는 만큼 이번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미국에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지으라는 신호 정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박석재 우석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업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는데다 현재는 메모리 반도체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이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해도 우리 기업의 피해는 없다고 볼 수 있어 이번 발언은 정치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했다.

백철우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 방침은 미국 내 기업들의 반도체 가격 불만을 달래기 위한 행보로도 볼 여지가 많다"며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를 늘리라고 하는데 사실상 몇년 내 공장을 짓는 것이 힘든 만큼 기업의 불만을 달래고 반도체 가격 압박을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고 의견을 말했다.

이들은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투자가 원팀으로 이뤄지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도 우리 기업들은 대미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데 미국이 한미 투자협약에 따른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홍보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구기보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가 정부와 기업이 따로 노는 경향이 있다"며 "아직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도 확정이 안돼 있는 상황인데 개별 기업들은 이미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가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는 식으로 발언을 하는데 기업들의 투자가 정부 창구를 통해 이뤄지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박석재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국에 현재도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홍보해야 한다"며 "트럼프가 주한미군 숫자를 4만명이라고 늘려서 말하고 러트닉 장관은 우리나라가 투자를 안한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기업별로 투자를 하고 있는 부분을 적극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백철우 교수는 "한미 정부는 35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고 미국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자국 투자를 별개라고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의 미국에 대한 투자는 미국이 원하는 곳에 투자를 해야 하고 기업들은 별개라고 단정짓고 있어서 우리가 억울한 상황으로 양국간 투자 관련 협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채플힐에서 열린 G20 혁신장관회의에 참석해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국 상무부 장관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6.09.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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