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돌아가신 뒤 계좌 10년치 본다"…상속세 조사서 99% 걸리는 뜻밖의 이유

기사등록 2026/09/04 06:14:07
[서울=뉴시스] 상속 세무조사 과정에서 99%가 적발되는 지점은 부모 사망 전 10년간의 계좌 거래 내역이다.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부모 사망 후 10년간의 계좌 거래 내역을 추적하는 세무조사 과정에서 대다수 상속인이 미처 알지 못했던 세금 추징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16억원을 넘어서면서 상속세는 일부 고액 자산가만의 문제가 아닌 일반 중산층의 현실적 과제로 떠올랐다. 상속세는 배우자가 있을 경우 10억원, 없을 경우 5억원의 공제 한도를 넘어서면 부과된다.

최근 유튜브 채널 '머니인더트랩'에 출연한 이장원 세무사는 "과거에는 기업인이나 고액 자산가 위주로 상속 상담을 진행했지만, 요즘은 동주민센터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상속세 강연을 할 정도로 대중적인 세금이 됐다"고 전했다.

상속 분쟁과 세금 문제는 상속인인 자녀들이 첫 번째 은퇴를 맞이하는 50대 시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피상속인인 부모의 사망 연령은 70대 이상이 전체의 78%를 차지한다. 50대 자녀들은 위로는 부모를 봉양하고 아래로는 자녀를 부양하는 상황에서 부모의 사망으로 인한 재산 분배 문제에 직면한다. 이 세무사는 "법원에 접수되는 상속 소송의 50% 이상이 2000만원 이하의 금액 때문이며, 10000만원 이하 분쟁이 80%를 넘는다"며 "상속은 수치 계산이 아니라 어릴 적 감정이 터져 나오는 감정의 세금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상속 세무조사 과정에서 99%가 적발되는 지점은 부모 사망 전 10년간의 계좌 거래 내역이다. 현행법상 상속인인 배우자와 자녀는 10년, 사위나 며느리, 손주 등 비상속인은 5년 이내에 받은 재산에 대해 증여세를 정산해야 한다. 이 세무사는 "부모가 중환자실에 입원하면 자녀들이 은행 자동화기기(ATM)에서 하루 한도인 600만원씩 현금을 뽑아두는 경우가 많은데, 출금 위치와 시점이 전부 기록에 남아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오히려 출금액의 출처를 입증하지 못하면 자녀가 가져간 것으로 간주해 상속 재산에 합산된다"고 지적했다.

조부모가 손주의 해외 유학비나 생활비를 직접 지원하는 행위도 세금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다. 비과세 대상인 피부양자 생활비 지원은 부모와 자녀 사이에만 인정되기 때문이다. 이 세무사는 "조부모가 손주에게 직접 건넨 4억원의 학비에 대해 세대 생략 할증 30%와 가산세가 붙어 증여세만 1억5000만원 이상 추징된 사례가 있다"며 "학비를 지원할 때는 조부모가 부모에게 먼저 증여한 뒤 부모가 자녀에게 지급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증빙이 어려운 간병비나 무심코 사용한 현금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 이 세무사는 "월 300만원이 넘는 간병비를 간병인에게 현금으로 주고 증빙을 남기지 않으면 국세청은 이를 자녀가 유용한 것으로 본다"며 "간병인 신분증 사본과 월급 수령 확인증, 또는 간병비 송금 관련 문자메시지 기록 등을 반드시 남겨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추석 등 명절에 갑자기 상속 이야기를 꺼내면 집안 싸움으로 번지기 쉽다"며 "명절 전에 전문가를 찾아 가족이 함께 상담을 받고 미리 자금 계획을 세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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