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아닌 보조인 선택 시 2인 동반 의무
지난 2017년 이어 두 번째 헌법소원 제기
[서울=뉴시스] 조성하 김용중 수습 기자 = 장애인이 투표 과정에서 가족이 아닌 보조인을 선택할 경우 2명을 동반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장애인의 비밀선거권 등을 침해한다며 장애인단체가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등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 후단에 대한 위헌 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은 시각 또는 신체장애로 직접 기표하기 어려운 선거인이 가족의 도움을 받을 경우 1명만 동반할 수 있지만, 가족이 아닌 사람의 도움을 받으려면 2명을 동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추련은 이에 따라 장애인 유권자가 활동지원사 1명의 도움만 받아 투표하려 할 경우 투표사무원까지 기표소에 들어가게 돼 투표 내용이 제3자에게 공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동대리인단의 최현정 인권법행동 함께, 정의 변호사는 "장애인이 신뢰하는 사람 1명을 보조인으로 지정하더라도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무 관련 없는 투표사무원을 기표소에 동반하도록 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 없이 비밀선거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참석한 장애인 유권자 김형호씨는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 당시 활동지원사와 단둘이 기표소에 들어가려다 제지당해 결국 투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활동지원이 필요한 것과 의사결정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내 표를 내가 결정하고, 나를 지원할 사람도 내가 결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장추련은 지난 2017년에도 같은 조항을 상대로 헌법소원을 냈지만 헌법재판소는 2020년 이를 기각한 바 있다. 당시 헌재는 대리투표 등 선거범죄를 막기 위해 보조인 2인의 상호 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장추련은 "이 조항이 남아있는 한 장애인 유권자는 선거 때마다 '투표를 포기하거나, 비밀투표를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게 된다"며 "장애인의 선거권과 비밀선거의 권리,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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