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주택 밀집' 강남 3구 중심 매매 매물 늘고 전세 실종
비강남 외곽이 '직격' 전세 매물 늘어도 매물량 자체 적어
전문가 "세금발 매물 압력 완화, 전세 시장 영향은 제한적"
2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7382건으로 한 달 전(6만1520건)보다 9.5%(5862건) 증가했다. 이는 전국 16개 시·도 중에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서울과 비슷한 수준으로 매물이 늘어난 지역은 없었다. 서울 다음으로 매물 증가폭이 큰 곳은 울산과 충북으로 두 곳의 증가율은 3.1%에 불과했다.
경기 아파트 매물은 한 달 만에 15만2506건에서 15만3353건으로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천도 4만7423건에서 4만7642건으로 0.4% 늘었을 뿐이다.
서울 내에서는 성북구가 한 달새 매매 매물이 15.4%(232건)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서초구(15.0%·1158건)와 강남구(14.2%·1374건), 성동구(14.2%·298건), 송파구(13.8%·716건)가 뒤를 이어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의 매물 출회가 특히 많았다. 강남 3구 증가분만 3248건으로 서울 전체 증가분의 55.4%를 차지했다.
매매와 달리 전세 매물 움직임은 정반대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9902건으로 한 달 전(2만1146건)보다 5.9%(1244건) 줄었다. 1년 전(2만2966건)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12.8%로 더 커진다.
지역별 전세 매물 공백 양상은 강남 3구와 비강남권 사이에서 뚜렷한 온도차를 보인다. 지난 한 달간 절대건수만 놓고 보면 서초구가 939건(-11.9%) 줄었지만 지금도 6953건의 매물이 남아 있다. 송파구(-11.3%)와 강남구(-3.5%)도 각각 165건씩 줄었지만 여전히 1301건, 4551건의 매물이 남았다.
반면 비강남 외곽 지역은 절대 매물량 자체가 적어 체감 충격이 훨씬 크다는 분석이다. 동대문구는 한 달만에 369건에서 297건으로 19.6% 줄었고 광진구(-14.6%), 중구(-11.0%), 용산구(-10.8%), 서대문구(-10.4%) 등도 두 자릿수 이상의 감소세를 보였다.
반대로 도봉구의 경우 한 달새 전세 매물이 26.8% 늘었지만 남아 있는 매물 수는 170건에 그쳐 감소폭이 가장 큰 동대문구보다 적었다. 중랑구와 노원구도 각각 14.6%, 5.4% 증가했지만 매물 수 자체로는 86건, 369건에 불과하다.
이들 지역은 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비중이 높아 최근의 '전세난'을 피해 매매로 이동하는 실수요자들이 집중 유입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같은 전세 매물의 불균형은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도봉구·노원구(0.37%)와 중랑구(0.27%)의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폭은 서울 전체 평균(0.22%)을 웃돈다. 매물 수가 늘었어도 절대 숫자가 적다보니 매물이 나오면 집 보지 않고 바로 계약하는 일까지 나타나는 상황이다.
중랑구 인근 한 중개업소는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수요가 많지만 매물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매물이 워낙 귀해 '부르는 게 값'이 됐다"고 전했다.
정부가 전날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축소와 세 부담 상한 확대를 발표 29일 만에 되돌리면서 매도자와 매수자의 눈치보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나타나던 절세 매물 출회 압력이 약해질 수 있고, 비거주 1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피해 보유 주택으로 복귀할 유인이 다소 줄면서 임대차 시장의 불안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심의하는 만큼 수정될 가능성은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화 일변도였던 기존 개편안에서 일부 완화된 것이지만 실제 세 부담 규모를 결정한는 핵심 요인들은 그대로 유지돼 체감되는 완화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 시장이 이번 정부 결정으로 공급 감소 요인이 일부 완화됐다"면서도 "서울의 전세 매물과 가격은 규제 지역, 입주 물량, 대출 규제, 월세 전환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해 이번 세제 수정 하나만으로 전셋값이 안정되고 매물이 증가한다고 보기는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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