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기침·호흡곤란 나타나면 의심해야
냉온수 시설·목욕탕·네뷸라이저 등 전파
2일 의료계에 따르면 레지오넬라증은 레지오넬라속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이다. 폐렴을 일으키는 '레지오넬라 폐렴'(재향군인병)과 폐렴 없이 급성 발열성 질환인 '폰티악 열'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3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돼 있으며 조기 진단과 감염원 관리가 중요하다.
국내 레지오넬라증 국내 환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질병관리청 '2025 감염병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된 환자 수는 전년 대비 41.6%(188명) 늘어 지난해 주요 증가 감염병 중 하나로 꼽혔다.
레지오넬라균은 원래 호수나 강, 온천수 등 담수 환경에 존재하는 세균이다. 약 25~45도의 따뜻한 수온에서 번식이 활발하다. 오염된 물이 미세한 물방울인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에 퍼지면 이를 사람이 들이마시거나 기도로 흡인하면서 감염될 수 있다.
주요 감염원은 대형 건물의 냉각탑수와 건물 내 냉·온수 급수시설, 목욕탕과 온천, 장식용 분수, 물놀이시설 등이다. 오염된 물로 세척한 호흡기 치료기기나 분무기(네뷸라이저)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다만 가정용이나 차량용 에어컨은 공기를 식히는 데 물을 사용하지 않아 감염 위험이 없으며, 사람 간 전파도 없다.
증상은 감염 형태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비교적 가벼운 폰티악 열은 감염 후 24~48시간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권태감과 근육통, 발열, 오한 등이 나타난다. 마른기침이나 인후통, 콧물과 같은 감기 증상과 함께 설사나 오심 등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2~5일 이내에 자연 회복된다.
반면 레지오넬라 폐렴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염 후 2~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두통과 근육통, 전신 쇠약감 등이 나타난 뒤 40도에 육박하는 고열과 오한, 기침으로 이어진다.
흉통이나 호흡곤란이 나타나기도 하며 설사와 같은 위장관 증상이나 심한 경우 의식장애까지 동반될 수 있다. 누구나 감염될 수 있지만 환자의 대부분은 50세 이상이며, 흡연자와 만성폐질환·당뇨 등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과음하는 경우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다른 세균성 폐렴과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레지오넬라 폐렴을 구별하기 어려워 정확한 검사가 중요하다. 진단은 소변 항원검사와 호흡기 검체 배양,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이뤄진다.
레지오넬라 폐렴으로 진단되면 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레지오넬라균은 세포 안에서 증식하는 특성이 있어 일반 세균성 폐렴에 흔히 쓰는 베타락탐 계열(페니실린, 세팔로스포린)이 레지오넬라에는 듣지않는다.
따라서 세포 내로 잘 침투하는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환자의 중증도와 면역 상태 등을 고려해 치료 방법과 기간을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7~14일 정도 치료하지만 폐렴의 범위가 넓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레지오넬라 폐렴은 치료가 지체되면 폐농양, 농흉, 호흡부전뿐 아니라 저혈압과 쇼크,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나 초기부터 중증 폐렴으로 진행한 경우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윤희영 순천향대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여름철 갑작스러운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이 나타나거나 일반적인 폐렴 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면 레지오넬라 폐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소변항원검사와 호흡기 검체 검사 등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특히 50세 이상이거나 흡연자, 만성폐질환·당뇨가 있거나 면역저하 상태인 경우에는 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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